한국노바티스는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5년 유럽혈액학회(EHA, European Hematology Association)'에서 자사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이하 CML) 치료제인 '셈블릭스(성분명: 애시미닙)'의 1차 치료 관련 임상 3b상 연구 'ASC4START'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셈블릭스는 ABL 미리스토일 포켓을 표적하는 세계 최초의 STAMP 억제제(Specifically Targeting the ABL Myristoyl Pocket)로, 국내에서는 최초로 허가된 STAMP 계열 치료제이다.
이번 임상은 1차 치료 단계에서 셈블릭스와 2세대 TKI(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인 닐로티닙(nilotinib)의 효과와 내약성을 비교한 무작위 오픈라벨 방식의 글로벌 3b상 임상으로 총 568명의 CML 환자가 참여했다.
환자들은 무작위 배정을 통해 ▲셈블릭스 80mg 1일 1회 투여군(284명), ▲닐로티닙 300mg 1일 2회 투여군(284명)으로 나뉘어 치료를 받았으며 그 중 닐로티닙을 실제로 투여받지 않은 2명은 안전성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중앙 추적 관찰 기간은 9.7개월이다.
ASC4START 연구의 주요 1차 평가 변수는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까지의 시간(Time to Discontinuation due to Adverse Event, TTDAE)’이었다.
2023년 9월 3일 기준 데이터 컷오프 시점에서 셈블릭스 투여군의 이상반응에 의한 치료 중단율은 10.9%로, 닐로티닙 투여군의 17.3% 대비 약 37% 낮았다.
이상반응에 따른 치료 중단율은 셈블릭스 투여군이 4.9%, 닐로티닙이 11.9%였으며 치료 효과 불충분으로 인한 중단율은 각각 2.5%와 2.8%로 나타났다.
모든 등급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셈블릭스 80.3%, 닐로티닙 86.5%였으며 3등급 이상 중대한 이상반응은 셈블릭스 25.0%, 닐로티닙 31.9%로 보고됐다.
용량 조정 또는 치료 일시 중단을 유발한 이상반응 역시 셈블릭스 투여군이 24.3%로 닐로티닙 30.1%보다 낮았다.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이상반응(≥10%)은 혈소판 감소증(셈블릭스 15.1% vs 닐로티닙 13.8%), 두통(10.2% vs 13.1%), 근육통(10.2% vs 8.2%), 발진(8.5% vs 16.3%), ALT 상승(3.2% vs 12.4%) 등이었으며 주요 관심 이상반응으로는 동맥 폐색(0.7% vs 2.1%), 급성 췌장염(0.4% vs 2.5%), 간독성(8.1% vs 24.8%) 등이 확인되었다.
을지대학교의료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기존 TKI 치료제는 장기 복용 시 내약성 문제로 치료 지속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셈블릭스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내약성을 입증함으로써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가능케 했다”며 “특히 기존 치료제에 부작용으로 중단이 잦았던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효과에 있어서도 셈블릭스는 모든 주요 분자학적 반응 지표에서 닐로티닙 대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2차 평가 변수로 분석된 12주 시점 주요 치료 반응(BCR::ABL1 IS <10%) 도달률은 셈블릭스가 89.8%로 닐로티닙의 82.0%를 상회했다.
BCR::ABL1 IS ≤1% 도달률은 셈블릭스가 69.0%, 닐로티닙이 52.5%로 나타났으며 주요 분자 반응(MMR)은 각각 22.9%와 10.2%로 셈블릭스가 월등했다.
고심도 분자 반응인 MR4와 MR4.5 도달률 역시 셈블릭스는 각각 4.6%, 2.5%, 닐로티닙은 1.1%, 0.4%로 확인되었다.
김동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조기 분자 반응 확보가 향후 장기적인 치료 성공률과 직결되는 CML 치료에서 셈블릭스가 우수한 치료 옵션임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국내 CML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셈블릭스는 국내에서 지난 2022년 6월 기존 TKI 치료 경험이 있는 Ph+ CML 환자 대상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으며 2023년 7월에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후 2025년 2월에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되며 국내 CML 치료제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되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셈블릭스가 내약성과 조기 치료 반응 면에서 모두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CML 1차 치료의 새로운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향후에도 국내 환자들의 치료 미충족 수요 해소를 위한 임상 데이터 확보와 치료 접근성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CML 치료 분야에서 1세대 글리벡(이매티닙), 2세대 타시그나(닐로티닙), 4세대 셈블릭스까지 치료제를 연속적으로 개발해오며 혁신 치료제의 국내 도입과 생존율 향상에 기여해오고 있다.
이번 유럽혈액학회에서의 발표는 그러한 노력의 연장선이자 향후 글로벌 임상 전략의 기초가 될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