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CT 등 의료영상검사 이용 증가에 따른 방사선 노출 위험을 경고하며, 국민의 합리적인 검사 이용을 위한 대국민 인식 개선과 관리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건보공단은 의료기술 발전과 함께 영상검사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의료 환경을 고려해 의료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불필요한 검사로 인한 건강 위험을 줄이기 위한 홍보와 제도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이 2025년 9월 전국 성인 남녀 1,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영상검사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의료방사선에 대한 관심도는 높았으나 정확한 정보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8%가 의료방사선 관련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해 2023년 조사 대비 6.3%포인트 상승했지만 응답자의 71.4%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는 MRI 검사에서 방사선이 발생한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의료영상검사, 특히 CT 이용량이 매우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천 명당 CT 검사 건수는 333.5건으로 OECD 평균인 177.9건보다 155.6건 많아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건보공단이 분석한 최근 5년간(2020~2024년) CT 이용 현황을 보면, CT 촬영 인원은 591만 명에서 754만 명으로 27.5% 증가했으며 촬영 건수는 같은 기간 1,105만 건에서 1,474만 건으로 33.3% 늘었다.

촬영 환자 1인당 평균 촬영 건수 역시 증가했고, 집단 유효선량은 30.4% 증가해 의료방사선 노출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간 방사선 노출량이 100mSv를 초과하는 사람은 2020년 3만4931명에서 2024년 4만8,071명으로 3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당 집단의 유효선량 총합도 4421man-Sv에서 6,100man-Sv로 38% 늘어나 전체 CT 이용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국제방사선방어학회(ICRP) 등 국제기구에 따르면, 환자에게 적용되는 방사선 노출 한도는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지만 누적 피폭량이 100mSv를 초과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이 약 0.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방사선 노출량과 암 발생 위험이 비례한다는 ‘선형무역치(LNT)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반면 방사선 관계 종사자는 직무 특성에 따라 연간 노출 한도가 엄격히 관리된다.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연간 한도는 50mSv, 항공기 승무원은 6mSv 이하로 규정돼 있다.

최근에는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이 항공기 승무원의 건강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 사례도 나오면서 방사선 노출의 잠재적 위험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의료영상검사로 인한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피폭량은 2.1mSv로, 항공기 승무원의 평균 피폭량(1.72mSv)을 웃돌 뿐만 아니라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평균 피폭량(0.28mSv)과 비교하면 약 8배에 달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복부 CT를 1회 촬영할 경우 약 6.8mSv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는 방사선 작업종사자의 연평균 피폭량보다 약 24배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한 해 동안 CT를 130회 촬영한 사례의 경우 누적 피폭량이 약 234mSv로 추정되며 이는 의료방사선 연간 평균 피폭량의 111배, 방사선 작업종사자 평균의 약 836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이사장은 “공단은 국민의 평생 건강을 책임지는 보험자로서, 의료영상검사를 보다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월부터 건보공단 누리집과 ‘The건강보험’ 모바일 앱을 통해 CT와 유방촬영 검사 이력을 직접 조회할 수 있는 의료영상검사 이력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방사선에 취약한 12세 미만 아동의 일반촬영(X-ray) 이력까지 조회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꼭 필요한 촬영은 하되 불필요한 의료방사선 노출은 피해야 한다는 원칙을 국민에게 적극 알리고 의료방사선 과다 노출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와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단의 사회적 책임 수행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