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디스커버리센터 전경 / 삼양그룹

삼양그룹이 의약바이오사업 부문을 분리해 독립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시켰다.

삼양바이오팜은 지난 1일을 분할기일로 삼양홀딩스에서 인적분할을 마치고 그룹의 의약바이오사업을 전담하는 전문 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오는 24일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재상장할 예정이다.

이번 인적분할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해 의약바이오사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분할 이후에도 삼양홀딩스의 기존 주주들은 지분율에 비례해 신설법인인 삼양바이오팜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신설된 삼양바이오팜의 초대 대표이사로는 삼양홀딩스 공동대표를 맡아 의약바이오사업을 총괄해온 김경진 사장이 선임됐다.

김 대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번 분할을 계기로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으며, 삼양바이오팜이 가진 기술력과 전문성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앞으로 삼양그룹 내 의약바이오사업 전반을 전담하게 된다. 주요 사업 영역은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유전자전달체 ▲항암제 등 고부가가치 ‘스페셜티(Specialty)’ 제품 중심으로 구성된다.

삼양바이오팜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하고, 다양한 산학연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유전자전달체 기술 ‘SENS(Selectivity Enabling NanoShell)’의 사업화를 본격화한다.

SENS는 siRNA, mRNA 등 핵산 기반 치료제를 간·폐·비장 등 특정 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신개념 약물전달체(DDS) 플랫폼으로 비표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인 전달이 가능하다.

또한, 생분해성 고분자와 지질나노입자(LNP)의 장점을 결합해 기존 전달체의 단점을 개선한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미 1993년 국내 최초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를 개발하며 국내 의약바이오 기술의 기반을 닦았다.

현재는 원사 공급량 기준으로 글로벌 봉합원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며, 약 50개국 200개 이상의 기업에 원사를 공급하고 있다.

삼양바이오팜은 이러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술용 소재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항암제 분야 역시 삼양그룹의 핵심 성장 축 중 하나다. 회사는 고형암 7종, 혈액암 5종에 이르는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며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항암제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대전 의약공장에 연간 500만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전용 공장을 준공했으며 이 공장은 미국 cGMP 기준에 따라 설계돼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유럽과 일본의 GMP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삼양바이오팜은 생분해성 소재 기술을 응용한 미용·성형 분야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리프팅 실 브랜드 ‘크로키’를 2022년에는 생분해성 고분자 물질 PCL(폴리카프로락톤)을 이용한 필러 ‘라풀렌’을 출시했다.

라풀렌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2023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같은 해 5월에는 중국 항저우의 의료기기 전문기업 이신텐트(Yxintent)와 수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삼양바이오팜은 의료·에스테틱 시장까지 아우르는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하고, 투자자에게 선택적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독립된 전문경영 체제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연구개발 중심의 고부가가치 바이오사업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경진 대표는 “삼양바이오팜은 기술 기반의 스페셜티 바이오기업으로, 유전자전달체를 비롯한 핵심 기술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혁신적인 의약바이오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삼양바이오팜의 출범은 삼양그룹이 30여 년간 축적해온 의약바이오 기술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발전시키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독립경영 체제와 혁신 중심의 기술 개발을 통해 삼양바이오팜은 글로벌 스페셜티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