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코리아는 담즙정체성 희귀 간 질환인 PFIC(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 환자들의 증상을 치료하는 경구용 치료제 ‘빌베이’(성분명: 오데빅시바트)가 오는 10월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국내 PFIC 환자들이 간 이식 없이 약물 치료를 통해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첫 사례로, 희귀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PFIC는 유전적 결함으로 담즙이 간에서 배출되지 못해 축적되면서 간 손상을 유발하는 극희귀질환이다.
대다수 환자는 영유아기에 발병하며 극심한 소양증(가려움), 성장 지연, 간 기능 저하를 겪는다.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으로 남아 환자와 가족에게 막대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주었다. 국내 환자는 수십 명에 불과해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을 통해 PFIC 환자들은 간 이식 대신 경구용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으며 삶의 질 개선은 물론 장기 예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고홍 교수는 “PFIC 환아는 끊임없는 가려움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빌베이는 단순한 약을 넘어 아이와 가족에게 일상과 희망을 돌려주는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고재성 교수 역시 “빌베이는 담즙산 수치를 낮추고 소양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했으며, 장기 복용 시 간 기능 보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치료 패러다임의 실질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환자단체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김재학 회장은 “PFIC 환자와 가족은 그간 간 이식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 막막했다”며 “이번 건강보험 적용은 단순한 약제 도입을 넘어, 극희귀질환 환자도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빌베이는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허가-평가-병행 시범사업’의 1호 약제로 2023년부터 신약 허가와 급여 등재 절차를 병행하여 시간을 단축한 결과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긴밀히 협력한 사례로, 극소수 환자라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양미선 대표는 “입센은 환자와 사회를 위한 연대와 집중(Focus on Patients and Society)을 바탕으로 PFIC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건강보험 적용은 이러한 철학을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에 감사드리며, 입센은 앞으로도 희귀질환 분야에서 치료 공백을 해소하고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센코리아는 빌베이의 정식 출시를 계기로 ▲국내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질환 인식 캠페인 ▲의료진 대상 교육 프로그램 ▲희귀질환 조기 진단 및 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책 제안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입센(Ipsen)은 종양학, 희귀질환, 신경과학 분야에서 혁신 의약품을 제공하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이다.
지난 10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글로벌 허브와 협력하며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으며 현재 40여 개국에 지사를 운영하고 100여 개국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입센은 프랑스 파리(Euronext: IPN)와 미국(ADR: IPSEY)에 상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