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고령 신장 기증자 위험 예측해 이식 결정

중앙대병원 조은아 교수, 고령 신장기증자 신기능 손실 예측 AI 모델 개발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8.26 20:30 의견 3
(왼쪽부터)중앙대학교병원 혈관외과 조은아 교수, 서울대병원 민상일 교수 / 중앙대병원

신장 이식은 말기 신장 질환 환자가 건강한 새 삶을 살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지만 기증자는 이식 수술에 따른 위험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 문제 또한 고려해 이식을 결정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고령의 신장 기증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고령 기증자들은 나이에 따른 수술 위험 부담 뿐만 아니라 신장 기증 후 고혈압, 단백뇨 발생 위험이 높고 장기 신기능 손실로 만성 신장 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수술 전 위험에 대해 신중한 평가 후 이식을 해야 한다.

신장 기증자의 신기능 손실을 예측하는데 신장의 피질이 실질적인 신기능을 하는 부위로 보고돼 신장 피질 부피 측정 지표가 신기능 손실을 예측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동안 컴퓨터 단층(CT) 영상촬영을 통한 신장 피질 부피의 측정방법은 번거롭고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중앙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조은아 교수와 서울대병원 민상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장 피질 부피를 측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 연구논문(The Role of Artificial Intelligence Measured Preoperative Kidney Volume in Predicting Kidney Function Loss in Elderly Kidney Donors: a Multicenter Cohort Study)을 발표했다.

조은아 교수 연구팀은 컴퓨터 단층촬영(CT) 이미지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신장 피질 부피를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자동화 모델은 CT 이미지만 올리면 자동으로 신장 피질을 찾아서 분할시켜 부피를 측정해 준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신장을 기증한 생체 기증자 1074명의 수술 전 CT로 신장 피질 부피를 측정하고 이식 후 남게 될 신장의 부피가 기증 후에 신기능 손실 정도를 예측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 고령의 신장 기증자들의 신장 피질 부피는 젊은 기증자들에 비해 노화로 인해 감소함에 따라 신장 기능의 급격한 감소를 경험해 신장 기능 저하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이식 후 3년까지는 젊은 기증자들에 비해 고령 기증자들의 신장 기능 저하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의 신장 기증자들은 젊은 기증자들에 비해 기증 후 신장 기능의 지표로 나타나는 신장이 1분 동안 걸러주는 혈액량인 사구체 여과율(eGFR)이 더 많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수술 전 더 큰 신장 피질 부피를 가진 기증자들은 신장 피질 부피가 작은 기증자보다 사구체 여과율(eGFR)의 감소가 유의하게 적어 상대적으로 신장 기능 감소가 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고령이라도 신장 피질 부피가 클수록 이식 후 신기능 저하가 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은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공 지능을 활용하여 신장 기증자의 수술 전 신장 부피 측정이 기증 후 신장 기능 손실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며 “이를 실제 기증자 평가에 적용함으로써 고령의 신장 기증자에 있어 보다 안전한 기증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상일 교수는 “인공기능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어려웠던 분석이나 측정을 정밀하고 빠르게 했다”며 “이번 신장 피질 부피 측정 모델이 신장 기증자의 선별과 평가 과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은아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외과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국제외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 IF=15.3)’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 논문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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