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의경 교수 / 고려대 구로병원

산모의 고령화와 난임 시술 증가에 따라 국내에서 ‘이른둥이(조산아)’ 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둥이는 재태기간이 37주 미만이거나 출생체중이 2.5kg 미만인 신생아를 의미한다. 이들은 호흡기 등 장기 발달이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며 다양한 합병증과 높은 사망률 위험에 놓이기 때문에 태어난 직후부터 집중적인 치료와 퇴원 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약 1500만 명의 신생아가 이른둥이로 태어난다고 밝혔다. 국내 역시 혼인 연령 상승과 임신 합병증 증가, 난임 치료로 인한 다태아 임신 사례가 늘면서 이른둥이 출생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은 면역력이 약하고 장기 발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생후 즉시 중환자실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신생아네트워크 자료(2019)에 따르면 출생체중 1,0001,500g 신생아의 생존율은 97%에 이르지만 7501,000g에서는 82.2%, 500~750g은 54.7%로 급격히 낮아진다.

신체 발달이 미숙한 이른둥이는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기관지폐이형성증, 뇌실 내 출혈, 미숙아 망막증, 괴사성 장염, 패혈증 등 복합적인 합병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뇌·폐·심장·복부 초음파, 뇌 MRI, 기본적인 채혈 및 엑스레이 촬영 등의 정밀 검사가 시행된다. 이른둥이의 치료는 체중과 재태주수, 그리고 산모의 병력에 따라 달라진다.

최의경 고려대 구로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산모의 질환이나 임신 중 합병증은 신생아 상태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출산 전 산부인과와 신생아 전문의 간의 긴밀한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생 직후 자발호흡이 부족한 아기에게는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다. 이는 폐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성장시키는 전략이 수반돼야 하며 일부는 퇴원 후에도 산소 치료가 이어질 수 있다.

또 34주 미만의 이른둥이는 위장관 기능이 미숙해 경구 수유가 어려워 튜브나 정맥영양으로 영양을 공급받는다.

퇴원은 일반적으로 재태 주수 35주 이상, 체중이 1.82.0kg 이상으로 증가하고 자가 호흡과 경구 수유가 가능해졌을 때 가능하다. 출생 체중이 1,500g 미만인 경우, 평균적으로 6080일가량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한다.

보호자는 퇴원 전 응급 대처법, 모유 수유, 호흡기 질환 관리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수유 연습을 시작한다. 퇴원 후에도 병원 외래를 통해 정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퇴원 후 이른둥이는 감염에 매우 취약하므로 예방접종과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수다. 특히 체중 1.5kg 미만의 극소저체중 출생아는 출산 예정일을 기준으로 한 교정연령에 따라 신생아 전문병원에서 정기적인 진료가 이뤄져야 한다.

최 교수는 “이른둥이는 신경발달 지연의 위험도 높아 운동, 언어, 정서 발달에 대한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며 최근에는 난청, 약시, 자폐스펙트럼 등 감각기관 및 행동 발달 문제도 중요한 진료 항목으로 다뤄진다”고 말했다.

또한, 이른둥이의 재입원 원인 중 대부분은 감염으로 퇴원 후 가정 내 위생 환경 유지와 손 씻기 습관, 백신 접종 스케줄 준수가 재입원을 막는 핵심 수칙으로 꼽힌다.

이처럼 이른둥이의 생존과 건강한 성장은 병원 내 치료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산모의 건강관리부터 맞춤 치료, 퇴원 후 가정 내 세심한 관리까지 보호자와 의료진의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른 생명의 희망을 지켜내는 일, 그것은 결국 모두의 관심과 돌봄 속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