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수술을 기념하는 축하식에서 장 피에르 부자와 안암병원 의료진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 다섯 번째부터 아들 에릭, 한승범 안암병원장, 아버지 장 피에르, 집도의 정철웅 교수 /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이 아프리카 세네갈의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성공적인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며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사했다.

현지 의료 여건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는 아들의 신장 기증으로 건강을 회복하며 국경을 초월한 생명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세네갈 출신 만성신부전 환자 장 피에르(Bassene Jean Pierre·47세)에 대한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환자가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고 밝혔다. 장 피에르는 현지에서 수년간 투석 치료를 받아왔으나 의료 인프라의 한계로 신장이식 수술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번 치료는 고려대의료원이 100주년을 맞는 2028년까지 저개발국가 환자 100명을 치료하겠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글로벌 호의 생명사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의료원은 수술을 포함한 진료 전 과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환자의 치료를 도왔다.

수술은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정철웅 교수팀이 집도했다. 특히 이번 신장이식은 장 피에르의 아들인 라울 에릭 마티아스(Bassene Raoul Eric Mathias·20세)가 직접 신장을 기증하면서 깊은 감동을 전했다. 아들의 결단으로 이어진 생명 나눔은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남겼다.

정철웅 교수는 “장 피에르 씨가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무엇보다 아들 에릭의 아버지를 향한 깊은 사랑과 용기에 큰 감동을 받았다. 두 분이 고향으로 돌아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퇴원을 기념해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마련된 축하식에서 장 피에르는 직접 작성한 편지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오랫동안 꿈으로만 생각했던 건강한 미래를 이제 현실로 마주하게 됐다”며 “밤낮없이 치료해 준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진과 후원자, 그리고 곁에서 힘이 돼 준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승범 병원장은 “이번 퇴원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린 것을 넘어, 한 가족의 미래를 되찾은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라며 “그 소중한 여정에 안암병원이 함께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번 사례는 국경과 환경의 한계를 넘어 생명을 살리고 삶의 기회를 회복시키는 의료의 본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라며 “고려대의료원은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포용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의료 문화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의 소명을 충실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고려대의료원은 앞으로도 ‘글로벌 호의 생명사랑’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하며 국제 사회와 함께 생명 존중의 가치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