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현성 작가와 정나원 대표 / 정나원 대표 제공

자폐성 발달장애로 세상과의 소통이 쉽지 않았던 한 소년이 9년간의 꾸준한 예술교육을 거쳐 드디어 ‘정식 작가’라는 꿈의 무대에 오른다.

그의 가능성을 처음 발견하고 지켜온 이는 미술교육학 박사 과정을 마친 현대미술 작가이자 아트매니지먼트 전문가인 정나원 대표다.

두 사람의 특별한 동행은 이제 ‘스승과 제자’를 넘어 ‘갤러리 대표와 전속 작가’라는 새로운 관계로 확장됐다.

김현성 작가는 초등학생 시절 처음 미술레슨을 시작했을 때 언어적·정서적 표현이 쉽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반복되는 패턴에 몰입하는 집중력, 색채를 다루는 독특한 감각은 이미 예술적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정나원 대표는 그가 보여주는 ‘집착적 시선’을 오히려 ‘강력한 예술 에너지’로 보았다. 일반적인 교정 중심의 교육 대신 그의 시선과 감각을 있는 그대로 예술로 표현하도록 지도했고 그렇게 9년의 시간이 쌓여 지금의 ‘작가 김현성’이 만들어졌다.

정 대표는 김현성 작가가 예술가로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 이상의 지원을 해왔다.

그 첫 번째 도전은 특수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충남예술고 입학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이후 각종 공모전에서도 꾸준히 입상하며 그는 스스로의 재능을 사회에 증명하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현성이가 그림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을 찾으면서, 장애가 아닌 ‘그의 표현 방식’으로 바라보게 됐다”며 “교육의 다음 단계는 그가 예술가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성 작가의 예술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 대표는 직접 ‘옐로우큐브 갤러리’와 아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곳에서 김현성 작가를 전속 작가로 등록하며, 두 사람의 동행은 본격적인 예술 협업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현성 작가의 작품은 반복된 구조물, 평면적 시선, 화려한 색채가 특징이다. 그의 그림은 도시 속 다양한 삶의 층위를 담아내며 ‘서로 달라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따뜻하게 이야기한다.

정 대표는 “현성이의 작품은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예술”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첫 공식적인 예술 프로젝트는 2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ART, THE WARMEST LANGUAGE(예술이라는 가장 따뜻한 언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전시는 다음달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열리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장소는 천안시 서북구청 별관 1층에 위치한 서북갤러리로 지역 주민은 물론 예술 애호가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이번 전시는 정나원 대표와 김현성 작가의 첫 2인전으로, ‘예술을 통한 성장’과 ‘따뜻한 소통’을 주제로 두 사람의 작업 세계를 한 자리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예술을 통해 성장한 한 청년의 삶의 여정을 담은 기록이자 장애 예술인의 사회적 자립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나원 대표는 “이 이야기가 많은 분에게 ‘가능성의 증거’가 되길 바란다”며 “장애 예술인이 예술가로서 당당하게 사회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