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1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Health at a Glance) 2025'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급성기 진료부터 정신보건, 통합의료, 생애말기돌봄까지 총 6개 영역의 지표를 통해 한국 보건의료의 전반적인 질을 국제적 기준에서 비교·점검한 것이다.
분석 결과, 다수 지표에서 우리나라 의료 질은 과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만성질환 입원율 감소와 뇌졸중 치료 성과가 두드러졌다.
급성기 진료 분야에서 한국의 허혈성 뇌졸중 30일 치명률은 3.3%로 OECD 평균 7.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매우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일본·노르웨이와 함께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을 유지하며 한국 의료체계의 급성기 대응 역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반면 급성심근경색증 30일 치명률은 8.4%로 2016년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나 OECD 평균(6.5%)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심혈관계 응급 대응 체계에 대한 추가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만성질환 영역에서는 천식·COPD 입원율(인구 10만 명당 141건)이 OECD 평균 155건보다 낮았고, 울혈성 심부전 입원율도 76건으로 OECD 평균 210건의 절반 수준이었다.
당뇨병 입원율은 인구 10만 명당 159건으로 2008년(319건)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음에도 OECD 평균 111건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당뇨병 관리의 질을 평가하는 하지 절단율은 12건으로 OECD 평균 23건보다 낮아, 장기적 관리와 예방 성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났다.
외래 약제처방 지표에서는 항생제 처방량 증가가 가장 우려되는 항목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이후 항생제 처방이 급격히 늘면서 일평균 약제처방인구 1000명당 25DDD를 기록했으며 이는 OECD 평균 16DDD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65세 이상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장기처방률은 OECD 평균보다 낮았으나 장시간 지속형 벤조디아제핀 처방률은 98.3명으로 OECD 평균 42명의 2.3배에 달해 고령층 약물 안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오피오이드 처방량은 0.87DDD로 OECD 평균 17DDD보다 월등히 낮아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65세 이상 항정신병약 처방률은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OECD 평균(54명)보다 낮은 45.9명으로 나타났다.
정신보건 분야는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양극성 장애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 인구 대비 4.3배, 조현병 환자는 4.9배로 평가되었으며 이는 OECD 평균(각 2.7배·4.1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한,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1년 내 자살률은 인구 1,000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 3.4명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정신보건 영역에서의 사후관리 체계 강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통합의료 지표에서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 퇴원 후 1년 사망률이 15.5%로 OECD 평균(15.0%)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다.
뇌졸중 환자의 이차예방을 위한 퇴원 후 항고혈압제 처방률(73.8%)과 항혈전제 처방률(90.8%)은 OECD 평균(78%, 73%)보다 높게 나타나 병원-지역사회 연계 진료체계의 질적 수준이 비교적 우수하다는 평가다.
생애말기돌봄 영역에서는 ‘적절한 완화의료 제공 여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사망자 중 의료기관 사망 비율이 38.6%로 OECD 평균 49%보다 낮았다.
요양병원 입원을 제외하고 통계를 산출한 결과로, 국내 말기 환자 돌봄 체계가 과도한 병원 중심 치료에 치우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김선도 정보통계담당관은 “OECD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에 수록된 각종 지표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질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자료”라며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해 비교 가능한 통계를 꾸준히 생산하고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통계의 신뢰성과 활용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