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교수 / 한양대병원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치매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데이터베이스(DB)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기반 치매 조기 예측시스템을 동시에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오는 11월 공식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국내 치매 연구 생태계를 국제적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 연구팀은 서울, 경기, 경북 지역의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치매코호트를 구축해 1400여 건의 다중모달 데이터를 통합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방형 플랫폼 ‘ALEAD(Advanced Learning and Exploration of Alzheimer’s & Dementia)‘를 개발했으며 이번 플랫폼은 국내 최초로 치매 전주기 데이터를 표준화해 개방성을 갖춘 연구 인프라로 제공된다.

ALEAD는 임상, 뇌영상, 바이오마커 등 복합적 데이터를 연구자 간에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국내 연구자들이 데이터 중심의 정밀의학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공동연구와의 정합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팀은 플랫폼과 함께 AI 기반 치매 조기 예측시스템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뇌영상, 인지기능검사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개인의 ‘뇌 나이(brain age)’와 치매 발병 위험도를 산출한다. 기존의 단일 지표 중심 예측을 넘어 보다 높은 정확성과 임상적 활용성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조기 개입 및 맞춤형 진료 지원에 효과적인 임상 도구로 자리잡을 수 있어, 치매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는 국내 주요 의료기관과 학계가 폭넓게 참여했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 연구팀이 연구 총괄과 코호트 구축을 담당했고 명지병원 신경과 정영희 교수팀과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강경훈 교수팀이 임상 기반 치매코호트 구축에 참여했다.

한양대 의공학과 이제연 교수팀은 AI 기반 조기 예측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경북대 수의학과 진희경 교수팀과 한양대학교 디지털의료융합학과 전진용 교수팀은 바이오마커 분석과 연계 연구를 수행했다. 플랫폼 개발은 피플앤드테크놀러지가 맡아 기술적 구현을 담당했다.

김희진 교수는 “이번 성과는 국내 치매 연구를 데이터 기반 정밀의학으로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라며 “한국인 치매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연구 플랫폼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치매 전주기를 아우르는 연구는 물론, 노쇠와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향후 대만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코호트를 연계해 국제 공동연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