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오는 16일까지 제1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The 15th High-Level Meeting on Health and Economy, HLMHE)’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로 21개 회원경제의 장·차관급 고위 인사와 국제기구 관계자, 기업 대표 등 480여 명이 참석해 아태지역의 보건과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APEC은 국가 단위가 아닌 ‘회원경제’ 단위로 참여가 이뤄지며,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 미국, 캐나다, 칠레, 페루, 호주, 파푸아뉴기니, 러시아 등 21개 지역이 이번 회의에 함께한다.
정은경 장관은 이번 회의의 의장을 맡아 의제를 주재한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사무처(WHO WPR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인사와 글로벌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해 국제적 논의의 폭을 넓힌다.
이번 회의는 2025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과 연계되어 보건·바이오 정책과 산업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보건과경제고위급회의에서는 ▲디지털헬스 ▲건강한 노화 ▲청년 정신건강을 주요 의제로 삼아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먼저 ‘디지털헬스 세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보건의료 현장에서 진단·치료·예방 등 전 과정에 활용되는 다양한 사례가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의료 서비스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AI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책임 있는 도입을 위해 윤리적·규제적 장치 마련과 합리적 유인 정책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건강한 노화 세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 문제를 중심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회원경제 대표들은 노년층이 오랫동안 살아온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거주할 수 있는 방안, 즉 ‘지역사회 기반의 노후 생활 지원’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경험을 공유했다.
‘청년 정신건강 세션’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더욱 부각된 청년층의 정신건강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참가자들은 학교·가정·지역사회 기반의 지원체계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AI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디지털 치료제가 실제로 효과를 발휘한 최신 연구 결과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청년들이 일상 속에서 정신건강을 개선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이번 회의를 통해 APEC 회원경제들은 인구구조 변화와 사회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적 해법을 모색하며 보건의료와 사회 전반의 미래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
회의는 15일 오후 6시 환영 행사로 시작되며 본회의는 16일 오전 9시에 열린다. 공식 오찬은 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주관으로 진행되며 코오롱 이규호 부회장이 의장을 맡은 ABAC 바이오헬스케어 실무그룹의 발제를 통해 데이터와 AI 기반 디지털헬스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한국은 ABAC과 긴밀히 협력해 바이오헬스 산업계의 의견이 APEC 주요 의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 기업·기관들은 21개의 별도 부대행사를 마련해 정책 공유와 홍보의 장을 제공한다.
참가자들은 AI와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최신 보건의료 체계를 체험하고, 글로벌 산업 동향을 직접 접할 수 있다.
특히 16일에는 지난 8월 인천 보건실무그룹회의에서 합의된 <자궁경부암 근절 로드맵> 발표가 진행된다.
이 로드맵은 ▲15세 이하 소녀 90% HPV 백신 접종 ▲35세·45세 여성 70% 고성능 검사 ▲자궁경부암 진단 여성의 90% 치료라는 목표를 담고 있으며 한국의 HPV 무료 예방접종 사업 등 우수사례도 함께 공유된다. 이는 APEC 내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의는 16일 공동성명문 발표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며, APEC-세계 바이오 서밋 합동만찬을 통해 역내 보건·경제 협력 의지를 다진다.
정은경 장관은 “보건과 경제의 연계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함께 해결하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한국은 앞으로도 역내 보건 협력과 글로벌 연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이 국제 보건·경제 협력의 중심 무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이자 아태지역 공동의 미래를 준비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