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얀센은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주(성분명 다라투무맙)를 포함한 3제 병용요법이 9월부터 2차 이상 치료제에 대해 보험급여가 확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보건복지부가 공고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개정안을 따른 것으로 이전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 다잘렉스®주와 보르테조밉, 덱사메타손을 병용하는 ‘DVd 요법’을 사용할 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DVd 요법은 이미 국제적으로 그 효용성을 입증받았다. 대표적인 연구인 3상 임상시험 CASTOR에서는 한 가지 이상 치료 경험이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 498명을 대상으로 DVd군(251명)과 Vd군(247명, 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을 비교했다.
중앙값 19.4개월의 추적 관찰 결과 DVd 요법은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9% 낮췄다(HR 0.31, 95% CI 0.24-0.39, p<0.0001).
또한, 전체 반응률(ORR)은 DVd군 83.8%로, Vd군 63.2% 대비 의미 있게 높았다(p<0.0001). 장기 추적 결과에서도 DVd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49.6개월로 Vd군의 38.5개월 대비 26% 향상된 수치를 보였다(HR 0.74, p=0.0075).
안전성 측면에서 DVd군의 흔한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혈소판감소증(45.3%) ▲빈혈(14.4%) ▲호중구감소증(12.8%) 등이었으며 주입반응은 대부분 첫 투여 시 발생했으나 경증이 많았다. 치료 중단으로 이어진 이상반응 발생률은 두 군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종양학회(ESMO) 등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DVd 요법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권고되는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김기현 성균관대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레날리도마이드 기반 요법이 1차 치료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실패 시 동일 성분을 포함한 요법을 다시 적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이전까지는 완전 급여가 가능한 2제 요법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었으나 이번 DVd 3제 요법의 급여 확대는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이고 다양한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희 항암제 및 희귀질환 사업부 전무는 “지난 2월 다잘렉스®주 4제 병용요법(DVTd)의 1차 치료 급여 확대에 이어 이번 3제 요법 DVd가 2차 이상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받게 된 것은 환자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치료제가 환자의 여정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잘렉스®주는 다발골수종세포에서 발현하는 CD38 단백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로 2017년 국내 최초로 4차 이상 단독요법 적응증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DVd를 포함한 여러 병용요법 적응증이 추가됐으며 2019년에는 4차 이상 단독요법에 대해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올해 2월에는 DVTd 4제 병용요법의 1차 치료 급여 확대가 이루어졌으며, 이번 DVd 급여 확대는 그 연장선상에서 환자 치료 패러다임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로 평가된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내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암으로 국내 등록 환자는 2023년 약 1만 명에 달한다. 이는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2018~2022) 다발골수종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51.3%로, 전체 암종의 72.9%와 비교할 때 여전히 낮다.
이 때문에 치료제 선택 시 약제 저항성과 독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며, 환자의 삶의 질 개선과 생존율 향상을 위해 최적의 약제 조합이 필요하다.
이번 DVd 요법의 보험급여 확대는 단순히 치료 옵션을 늘리는 것을 넘어,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변화다.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치료제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환자 개개인의 치료 여정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