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영도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광암 조기진단 키트를 개발하며 국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으며, 침습 없는 정밀 진단 기술로서 상용화 가능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강석호 교수(비뇨의학과), 심지성 교수, 노태일 교수, 윤성구 교수로 구성된 고려대 연구팀과 KIST의 정영도 박사, 이관희 박사, 금창준 박사후연구원, 염혜진 연구원 등은 이번 연구를 통해 침습적인 방광경 검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진단 기술 ‘BLOOM 시스템(Buoyancy-lifted bio-interference orthogonal organogel messenger)’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소변을 별도 전처리 없이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집에서도 방광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이다.

방광암은 조기에 발견될 경우 5년 생존율이 95%에 달할 정도로 치료 성공률이 높지만, 재발률이 약 70%에 이를 정도로 관리가 어려운 질환이다.

특히 진단이 늦어질 경우 방광 전체를 절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어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내시경 기반의 침습적 검사 방식이 주로 사용돼 왔으며 비침습적 검사 방식은 민감도가 낮아 진단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BLOOM 시스템은 이러한 기존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연구팀은 방광암 특이 바이오마커를 효소 반응으로 감지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 필름을 개발하고 필름 내부에 물에 뜨는 신호 전달체를 삽입했다.

또 물과 기름의 층 분리 구조를 도입해 오직 기름층에서만 신호가 발생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혈뇨와 같은 소변 내 불순물의 간섭을 차단했다. 이를 통해 정확도 높은 진단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한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은 방광암 환자 60명, 비뇨기 질환 환자 20명, 정상인 25명을 대상으로 진단 키트를 평가한 결과, BLOOM 시스템은 민감도 88.8%, 특이도 88.9%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시중에서 사용 중인 키트의 평균 민감도 2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며 특히 초기 방광암 진단에서도 동일한 정확도를 유지해 임상적 의미가 크다.

강석호 교수는 “방광암은 치료보다도 조기 발견이 핵심인 질환으로, 이번에 개발된 BLOOM 시스템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특히 조직검사 인프라가 부족한 의료기관에서도 이 키트를 활용하면 고통 없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 접근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도 박사는 “이번 시스템은 기존 소변 검사법이 안고 있던 낮은 민감도와 신호 간섭 문제를 구조적 설계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한 기술”이라며 “향후 유사 진단 플랫폼에도 적용 가능할 만큼 기술적 확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와 고려대 의과대학의 임상중개 연구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과제(2023R1A2C100438911)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현재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 진단 기업 창업을 준비 중이며 키트의 대량 생산 및 정량 진단법 고도화를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가정용 진단 플랫폼으로의 확대를 위한 추가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 기술은 환자 중심의 의료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진단 혁신의 시작으로 방광암 조기 발견과 치료 성공률 제고, 나아가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