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물놀이와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여름철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바다나 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뒤 눈이 충혈되거나 간질간질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결막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바다로 피서를 다녀온 A씨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는 증상을 가볍게 여겼지만 며칠이 지나도 이물감과 가려움이 가라앉지 않아 결국 병원을 찾은 끝에 바이러스성 결막염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여름철 물놀이 후 발생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감염성 안질환이다.

결막염은 눈꺼풀의 안쪽과 안구의 바깥쪽을 덮고 있는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세균성, 알레르기성으로 나뉜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데노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의해 유발되는 바이러스성 결막염이 급증한다.

수영장, 워터파크, 계곡 등 사람 간 접촉이 잦은 장소에서 쉽게 전파되며 전염력이 높아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도 쉽게 옮겨질 수 있다.

한편 알레르기성 결막염 역시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유형이다. 자외선 노출, 미세먼지, 꽃가루, 동물의 털 등 다양한 외부 자극이 원인으로 작용하며 에어컨 사용이 잦아지며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환경 또한 증상을 악화시킨다. 눈의 충혈과 가려움, 눈곱 증가, 이물감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결막염 예방을 위해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콘택트렌즈 착용 전후에도 손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물놀이 후 눈을 비비거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행동은 염증을 악화시키고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또한, 햇볕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수건이나 베개, 침구류는 자주 세탁해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결막염은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할 경우 각막까지 염증이 퍼지거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단순한 피로나 가려움이라도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눈은 자칫하면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 부위지만, 작은 이상 신호도 놓치지 않는 관심이 필요하다”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생활 습관으로 충분히 결막염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