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백신혁신센터 연구진이 백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고려대 백신혁신센터
고려대 백신혁신센터가 신증후군출혈열(HFRS)의 원인 바이러스인 한타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mRNA 백신 개발 전임상 연구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이번 연구는 향후 한타바이러스 백신 상용화 가능성에 중대한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백신혁신센터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를 대상으로 한타바이러스 예방용 mRNA 백신을 접종한 후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백신을 투여받은 생쥐에서 폐 및 신장 내 바이러스 수치가 현저히 감소하는 방어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고농도의 바이러스가 폐와 신장에서 검출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지난 28일 개최된 대한백신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박만성 교수팀에 의해 발표됐으며 mRNA 백신 기술을 활용한 한타바이러스 대응 전략의 실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사례로 주목받았다.
한타바이러스는 감염된 등줄쥐 등의 배설물을 통해 호흡기로 전파되며 치명률이 5~15%에 달하는 신증후군출혈열을 유발한다.
국내에서도 매년 약 400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아 보존적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한타바이러스를 ‘미래 팬데믹 잠재 위험 바이러스’로 지정하고, 전 세계적으로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고려대 백신혁신센터는 이 같은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로 세계적 성과를 낸 미국 모더나(Moderna)와 협력해 ‘mRNA 액세스 프로그램’을 통해 ‘한타바이러스 mRNA 백신 개발 프로젝트(H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전임상 연구 결과는 그 일환으로, 사람 대상 임상시험 진입을 앞둔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준다.
정희진 센터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이번 전임상 실험에서 입증된 백신의 감염 억제 효과는 향후 임상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며 “모더나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이주에 대응 가능한 범용 한타바이러스 mRNA 백신 개발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의과대학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신 개발에 있어 한타바이러스라는 고위험 병원체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높이는 성과”라며 “범용 백신 개발까지 성공한다면, 한타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한 고대의대 故 이호왕 박사의 업적을 계승하며 다시 한 번 세계 공중보건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려대 백신혁신센터는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이 기부한 100억 원을 기반으로 2021년 9월 설립된 연구기관으로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백신 연구개발, 인재 양성, 백신 교육 사업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한타바이러스 백신 연구는 센터가 추진하는 미래 팬데믹 대비 전략의 일환이자 국내 mRNA 백신 기술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