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근 교수 / 건국대병원

관상동맥질환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진단 이후 환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치료 방법이다. “스텐트를 넣어야 하나요, 아니면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은 심장 질환 환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던져보게 된다.

관상동맥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혈관을 다시 열어주는 ‘관상동맥재개통술’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스텐트를 이용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과, 막힌 혈관을 우회하는 새로운 혈류 경로를 만드는 ‘관상동맥우회술(CABG)’이다.

이 두 치료법은 공통적으로 심장 근육에 혈류를 회복시켜 생명을 보호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나 적용되는 환자군과 예후 측면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은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대개 국소마취 하에 시행된다. 좁아진 혈관 부위에 금속 스텐트를 삽입하여 혈류를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이로 인해 단일 혈관이 좁아진 경우나 비교적 병변이 단순한 환자에게 주로 적용된다.

스텐트는 초기에는 금속 재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체내에서 일정 기간 후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생체흡수성 스텐트’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존 금속 스텐트의 재협착 위험이나 장기 부작용 문제를 줄여주며, 이후에 수술이 필요할 경우에도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반면 관상동맥우회술(CABG)은 흉부를 절개해 환자의 가슴 속 동맥이나 다리 정맥을 이용해 막힌 혈관을 우회하는 방식이다.

이 수술은 세 곳 이상 혈관이 좁아졌거나 병변이 복잡한 경우 그리고 당뇨병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더 적합하다.

지현근 건국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혈관이 단순하게 한 곳만 좁아졌을 경우 스텐트 시술이 적합하지만 세 곳 이상이거나 좌주간부병변 등 주요 혈관의 협착이 동반된 경우 관상동맥우회술이 생존율과 재발률 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최소절개수술(MIDCAB), 로봇수술 등으로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이면서도 기존 수술 방식과 유사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수술을 부담스러워하는 환자에게도 대안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 교수는 “치료법은 환자의 전신 상태, 혈관의 병변 위치와 정도, 동반 질환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며 “심장내과와 흉부외과 전문의가 협력하여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국대병원에서는 관상동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내과와 흉부외과가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운영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관상동맥질환은 초기 증상이 없거나 경미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가슴 통증, 호흡곤란, 왼팔 저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조기 검진이 필수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의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은 1~2년에 한 번 심장 건강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이미 치료를 받은 환자라면, 정기적인 추적 검사와 약물 복용을 통해 재협착이나 재발을 예방해야 하며 식이조절,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전 위험 인자를 사전에 파악해 예방하는 ‘1차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상동맥질환 치료는 단순히 시술이나 수술 여부를 넘어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질환 경과를 고려한 다각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고 꾸준한 관리와 예방법 실천이 건강한 심장으로 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