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산 위험 높은 ‘쌍둥이 수혈증후군’, 조기 진단과 태아내시경 수술로 극복 가능

고대안산병원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성공적인 수술 사례 제시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1.06 16:05 의견 0
(왼쪽부터)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김호연 센터장, 산부인과 송관흡 교수 / 고려려대안산병원

일란성 쌍둥이를 자연 임신한 30대 A씨는 임신 15주 차에 급격히 늘어난 양수로 인해 복부 불편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쌍둥이 수혈증후군 진단을 받고 태아내시경 수술을 통해 무사히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쌍둥이 수혈증후군(TTTS)은 일란성 쌍둥이 임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하나의 태반과 혈관을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서 혈액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해 각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는 병리적 상태이다. 이 증후군은 일란성 쌍둥이 임신의 약 9~1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다.

쌍둥이 수혈증후군은 두 태아 간의 혈관 연결로 인해 불균형적인 혈류가 발생하면서 한 태아는 과도한 혈액을 받아 과부하 상태가 되고 다른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지는 문제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심장과 신장 기능 이상, 성장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조기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산에 이를 위험이 높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태아 생존율은 크게 향상되지만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두 태아 모두 사망할 확률이 73~100%로 예후가 매우 나빠진다.

쌍둥이 수혈증후군의 주요 증상으로는 양수과다증으로 인한 복부 팽만이 있으며, 한 태아는 양수과다증, 다른 태아는 양수과소증을 나타낸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양수량의 불균형, 태아 간 성장 차이, 심장 기능 이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확진할 수 있다.

증후군의 병기는 양수량 차이, 혈류 패턴 이상 여부 등을 기준으로 1~5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2단계부터는 공여 태아의 방광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며 혈류 이상이 동반된 3단계, 수종이 나타나는 4단계를 거쳐 사산에 이르는 5단계로 진행된다.

치료 방법은 병기의 진행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초기 단계에서는 태아 상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를 기다리기도 하지만 2단계 이상이 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자궁 내 태아내시경 레이저 치료로, 태반에서 연결된 두 태아의 혈관을 차단하여 혈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는 임신 1626주 사이에 권고되며, 치료 후 평균 출산 시기는 임신 3234주로 대부분 조산을 경험하게 된다.

김호연 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은 “쌍둥이 수혈증후군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일란성 쌍둥이 여부를 임신 초기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주기적인 산전 진찰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관흡 교수는 “최근 태아내시경 레이저 치료가 의료계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고대안산병원에서도 쌍둥이 수혈증후군의 성공적인 태아내시경 수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둥이 수혈증후군은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경우 예후가 개선될 수 있는 질환으로 고위험 산모들이 적절한 의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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