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환자, 이명 동반 시 퇴행성 뇌 변화 지표로 활용 가능성 제시

한양대병원·보라매병원 공동 연구팀, 이명과 측두엽 퇴행&우울증 연관성 규명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0.18 17:42 의견 0
한상윤 교수 / 한양대병원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한상윤 교수팀과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이명과 측두엽 퇴행 및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이명이 동반될 경우 측두엽과 청각 피질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축적되어 퇴행성 변화의 지표가 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와 함께 이명이 뇌의 대사 및 활동성 변화와 우울증과의 관련성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한상윤 교수와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김희정 박사, 서울대 의대 이민재 교수, 윤예진 연구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이준영 교수, 박선원 교수, 김유경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노화신경과학 최신연구(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9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치매의 전 단계로, 같은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 장애는 약 10%의 환자에게서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형태의 치매로 발전할 수 있으며,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이러한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60세에서 80세 사이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청력 수준이 40데시벨(dB) 이하이면서 최근 6개월 이상 이명이 동반된 7명과 이명이 없는 23명을 비교 분석했다.

이들은 자기공명영상(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뇌의 활성화 영역, 아밀로이드 침착, 대사 활동 등을 평가했다.

청력 데시벨은 낮을수록 작은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하며, 정상 성인의 경우 0~20데시벨이다.

연구 결과 이명이 동반된 환자군에서는 대뇌 측두엽, 특히 상측 측두회와 측두극 부위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이 이명이 없는 환자군에 비해 더 많았다.

또한, 이명 환자군에서는 하전두엽, 섬엽, 전대상피질에서 대사활동이 증가했으며 이명의 심각도는 이들 뇌 부위의 부피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이명이 있는 환자군에서는 뇌의 기본모드신경망(DMN)에서 대사활동이 활발하게 나타났으며 목표지향적 행동 및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실행제어신경망(ECN)에서는 상대적으로 활동이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

한양대병원 한상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이명이 동반될 경우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과 대사활동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이 연구 결과가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이명과 관련된 퇴행성 뇌 변화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영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명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측두엽 퇴행이나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조기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 연구가 향후 측두엽 퇴행 및 우울증 예방과 조기 진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의 이명의 역할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했다.

연구팀은 향후 이러한 발견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연구와 임상적 적용 가능성을 탐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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