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현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수면과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 제기는 이어져 왔지만 실제 일상 행동과 생체 변화를 함께 반영한 객관적 근거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이미 수면 문제를 겪는 집단에서 스마트폰 사용과 수면·생체리듬·정신건강 간의 연관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

이에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은 불면증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 246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과다 사용 위험도와 수면·정신건강 지표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는 자기보고형 설문과 함께, 스마트폰 앱 및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4주간 연속 수집한 디지털 표현형 데이터를 결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초기 평가에서 스마트폰 과다 사용 선별 설문을 통해 참가자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구분한 뒤 일상생활 속 수면 패턴, 활동량, 심박수 등 행동·생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추적했다.

이를 통해 설문 점수의 차이가 일시적 상태가 아니라 실제 생활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인지 여부를 검증했다.

분석 결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 고위험군은 저위험군에 비해 중등도 이상의 불면증에 해당할 가능성이 약 2.6배 높았고 주관적 수면의 질 저하 위험도 약 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리듬 안정성을 평가하는 지표에서도 고위험군에서 불안정성이 동반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정신건강 지표 역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고위험군은 우울 증상 위험이 약 2.8배, 불안 증상 위험이 약 1.6배 높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연령·성별·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 기반 디지털 표현형 분석에서는 고위험군에서 낮 시간 최소 심박수와 활동 강도 패턴이 저위험군과 다르게 나타났고 이러한 차이는 4주 관찰 기간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관찰됐다. 설문으로 구분된 집단 간 차이가 객관적 생체·행동 지표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된 셈이다.

조 교수는 “스마트폰 과다 사용 위험도는 설문으로 평가되지만, 이번 연구는 그 차이가 실제 수면, 생체리듬,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함께 나타난다는 점을 심리척도와 디지털 표현형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며 “불면증 평가와 관리 과정에서 스마트폰 사용 패턴과 같은 디지털 행동 정보를 임상 평가와 병행해 고려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국제 연구교류도 포함됐다. 제1저자 중 한 명인 엠마 마츠시타 연구자는 게이오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학생으로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체류하며 데이터 분석과 논문 작성에 참여했다.

연구는 고려대 안암병원의 임상 인프라와 디지털 헬스 연구 환경을 바탕으로 수행돼 디지털 정신건강·수면 연구 분야에서의 국제 협력 가능성도 함께 보여줬다.

한편 이번 연구 ‘Multidimensional analysis of smartphone overuse in insomnia: Integrating digital phenotyping with clinical assessment’는 정신의학 및 행동중독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에 게재돼 불면증과 스마트폰 사용을 임상 평가와 디지털 데이터로 통합 분석한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