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환자의 치료 기회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필수 의약품·의료기기 공적 공급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식약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안정적 공급을 통한 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2026년 주요 업무로 설정하고 희귀·필수의약품과 의료기기의 긴급도입 확대, 국가필수의약품 주문제조 사업 활성화, 국가필수의료기기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국내 수요가 낮아 시장 기능만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국가가 직접 관리·지원함으로써 공급 중단이나 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식약처는 그동안 환자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 반입하던 자가치료용 희귀·필수의약품을 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긴급도입 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본격화한다.
2026년부터 매년 10개 품목 이상을 긴급도입 품목으로 전환해, 2030년까지 자가치료용 반입 의약품 41개 이상을 정부 주도 공급 체계로 편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긴급도입 의약품에 대한 보험약가 적용 범위도 확대한다. 매년 5~10개 품목에 대해 요양급여 신청을 추진해 환자의 약제비 부담을 줄이고 처방·조제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4~8주에서 당일 또는 익일 수준으로 대폭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가 약제 비용과 배송 지연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던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국내 제약사의 생산 여건을 활용해 필수의약품의 국내 생산을 재개·유지하는 국가필수의약품 주문제조 사업도 확대한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제약사에 생산을 의뢰하고,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전량을 구매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7개 품목에 적용 중인 주문제조 방식은 매년 2개 품목씩 확대돼 2030년까지 총 17개 품목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긴급도입 의약품의 약 25%를 국내 주문제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식약처는 이를 위해 필수의약품 공공 생산·유통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품목 선정, 업체 참여, 품목허가 관련 행정·기술 지원을 통합적으로 논의하고, 의료·약업계까지 네트워크를 확대해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식약처는 해외 제조사의 생산 중단이나 시장성 부족으로 국내 공급이 끊길 우려가 있는 의료기기를 정부 주도로 긴급 도입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희소·긴급도입 의료기기 지정 처리 기간을 기존 약 9주에서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대체품이 없는 의료기기를 환자가 해외에서 직접 수입하는 경우 최초 1회 진단서 제출 이후에는 동일 진단서 제출 없이 신청만으로 추가 수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환자의 행정적 부담을 줄인다.
아울러 식약처는 의료기기 분야에도 ‘국가필수의료기기 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위해 필수의료기기의 정의와 지정 절차, 범부처 거버넌스 구성,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담은 의료기기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생명유지 및 응급수술에 필수적인 의료기기 7개 품목을 대상으로는 관계 부처와 협업해 국산화 지원도 병행하며, 전담 심사팀을 구성해 임상부터 허가·심사까지 전 과정을 밀착 지원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개정된 약사법에 따라 국가필수의약품의 정의를 재정비하고, 정부 필수 품목과 의료현장 필수 품목으로 구분해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다.
의료현장 필수 품목은 WHO 등 국제 기준을 참고해 효능군별로 재분류하고 환경 변화에 따라 수시 평가하는 체계를 도입한다.
또한, 2026년 11월부터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민·관 공동 참여 방식으로 개편해 수급 불안 발생 시 보다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오유경 처장은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국가 책임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희귀·필수 의약품과 의료기기의 공적 공급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치료 공백 없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