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은, 김성호 교수 / 강원대병원

강원대병원 안과 연구진이 녹내장 환자 치료 전략에 변화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강원대병원 안과 송지은·김성호 교수 연구팀은 녹내장 유형에 따라 최신 치료제로 전환했을 때 나타나는 안압 하강 효과의 차이를 분석해 특정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의 권위 있는 안과 학술지인 Graefe's Archive for Clinical and Experimental Ophthalmology 2025년판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며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치료의 핵심은 안압을 낮춰 병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데 있다.

최근 도입된 치료제인 라타노프로스틴 부노드(Latanoprostene bunod, LBN)는 기존 점안제보다 안압 하강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녹내장 세부 유형별 임상 효과를 장기간 비교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강원대병원 연구팀은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안압 조절이 되지 않았던 녹내장 환자 103명을 대상으로 치료제를 LBN으로 교체해 투여하고 12개월 동안의 안압 변화와 임상 경과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 예후가 불량한 유형으로 알려진 ‘거짓비늘증후군 녹내장’ 환자군에서 평균 약 16.7%의 추가적인 안압 하강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원발개방각녹내장 환자군에서 확인된 안압 하강 효과인 9.9%보다도 유의하게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통해 LBN이 특히 거짓비늘증후군 녹내장 환자에서 효과적인 약물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거짓비늘증후군 녹내장은 약물 반응이 낮아 비교적 이른 시기에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는 치료제 전환만으로도 안압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수술 시기를 늦추거나 약물 치료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송지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녹내장의 세부 유형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거짓비늘증후군 녹내장 환자에게 보다 선제적이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교수는 “환자 개개인의 녹내장 원인과 특성에 맞춘 정밀 치료가 시력 보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결과”라며 “앞으로도 난치성 녹내장 환자들이 수술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