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찬 회장 / 대한한의사협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망의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의 첫 아침이 국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에 작은 온기와 든든한 건강으로 스며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의료가 과연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 또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다시금 되묻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그리고 국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의료의 역할을 성찰하며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뎌 왔습니다.

특히 2025년은 국민의 의료 선택권을 한층 넓히고 의료의 안전성과 합리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의미 있는 해였습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은 의료인의 책무이자 국민의 기본 권리라는 신념 아래 ‘한의사의 X-ray 사용’이 완결심을 통해 합법임을 확인하고 이를 국민 앞에 당당히 선언했습니다.

이는 직역 간의 다툼이 아니라 국민이 더 정확한 진단과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 선택의 폭을 넓힌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양방 및 치과의원만 참여해 왔던 국가보훈부의 보훈위탁병원 사업에, 내년부터 한의의료기관도 보훈위탁병원의 일원으로 동참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한의약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께 보다 폭넓은 의료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이 확정·발표됨에 따라 일차의료에서 한의의료의 역할 강화와 AI·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한의약의 새로운 전환 등 국가 보건의료 체계 속에서 한의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명히 설정했습니다.

또한,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한의 노인주치의제’가 새해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범국민적 공감을 형성하고 있는 한의 장애인주치의제 도입 역시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이는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한의의료가 보다 촘촘한 돌봄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음을 의미합니다.

불합리한 제도 앞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부당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해 장외 집회와 소비자단체와의 연대를 이어갔고 국정감사 과정에서 장관의 원점 재검토 답변을 이끌어내며 마침내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지켜냈습니다.

또한, 안전한 시술 환경을 위해 의료인인 한의사의 문신 시술 참여를 법제화하는 등 제도 개선의 전환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25년은 한의약의 세계화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한 해였습니다.

중동의 강국 아랍에미리트에서 우리나라 한의사 면허가 인정되면서 한의약과 한의사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인식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현장에서는 K-Pop 데몬헌터스를 통해 알려진 한의약의 가치와 가능성을 세계 각국 정상과 관계자들에게 직접 알리는 뜻깊은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우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의료는 나뉘어 경쟁하는 영역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두고 협력해야 할 공공의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현장에는 여전히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각종 불합리한 규제와 특정 직역에 집중된 의료 독점 구조가 남아 있습니다.

2026년은 대한민국 의료가 다시 출발하는 원년이 되어야 합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내부적으로 무엇보다 일차의료 현장에서 한의약이 보다 폭넓게 국민 여러분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회무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의료취약지역과 지역 일차의료에서 양의사 참여율 저조로 인해 국가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국민건강 지킴이로서 한의사의 참여와 역할을 강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외부적으로는 K-Pop 데몬헌터스 등을 계기로 높아진 세계의 관심과 신뢰를 적극 활용해, 한의약의 학문적·임상적 성과 확산과 한의약 관련 산업의 육성·발전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현재 1000조 원 규모에 이르는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각종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에 가로막혀 수출은커녕 산업 자체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우리나라 한의약 산업의 현실을 극복하고 진정한 한의약의 세계화를 통해 국익 창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민의 건강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겠습니다.

2026년 의료가 다시 국민을 향해 바로 서는 길 위에서 한의약은 묵묵히, 그리고 책임 있게 그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에도 국민 여러분의 일상에 건강과 평안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