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표식 없는 정밀 방사선치료 시대 열어 / 고려대 안산병원

고려대 안산병원이 환자 피부에 별도의 표식을 남기지 않고도 고정밀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표면유도방사선치료(Surface Guided Radiation Therapy, SGRT) 시스템을 신규 도입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고려대 안산병원 측은 이번 SGRT 도입을 통해 치료 정확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환자 중심의 방사선치료 환경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SGRT는 천장에 설치된 특수 3차원 카메라를 이용해 환자의 신체 표면을 실시간으로 인식·추적하는 기술이다.

방사선 조사 전후는 물론 치료 도중에도 환자의 자세 변화와 미세한 움직임을 즉각 감지해 치료 위치를 자동으로 보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처럼 피부에 문신이나 잉크로 기준선을 표시하지 않아도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그동안 방사선치료는 치료 부위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 환자의 피부에 직접 표식을 남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표식은 치료 기간 동안 지워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기 때문에 샤워나 목욕에 제약이 따랐고 피부에 선이 남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적지 않았다. 선이 흐려질 경우 다시 모의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SGRT는 이러한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한다. 카메라가 환자의 신체 표면을 실시간으로 스캔해 치료 계획과 일치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별도의 표시가 필요 없다.

특히 0.1mm 단위의 위치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을 만큼 정밀도가 높아, 방사선이 목표 부위에 정확히 전달되도록 돕는다.

이 기술은 심장과 인접해 정밀한 조사 위치 설정이 중요한 좌측 유방암을 비롯해, 호흡에 따라 종양 위치가 달라질 수 있는 두경부암, 폐암, 간암 등의 치료에서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치료 중 환자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즉각적으로 방사선 조사가 중단되거나 보정돼 정상 조직에 대한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방사선종양학과 윤원섭 교수는 “방사선치료는 극히 미세한 오차도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SGRT는 환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자동으로 보정함으로써 표적 부위에만 방사선을 정밀하게 전달할 수 있는 환자 친화적 첨단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서동훈 병원장은 “SGRT 도입으로 환자분들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방사선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신 치료 장비와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해 암 치료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초에는 고정밀 방사선치료 장비의 추가 도입도 검토 중으로, 진료 환경이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대 안산병원 방사선종양학과는 현재 트루빔 STx와 바이탈빔 등 최신형 선형가속기 2기를 운용 중이다.

지역 내 방사선치료 수요 증가에 따라 누적 신규 환자 수 1만 명 달성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SGRT 도입을 계기로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암 치료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