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의원 / 남인순 의원실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진 환자가 지난해 3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반면 뇌사 기증자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장기이식 제도의 근본적 개선과 생명나눔문화 확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30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191명에서 41.3% 증가한 수치다.
유형별로는 신장 환자가 1676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간장 1117명, 심장 142명, 폐 88명, 췌장 72명 순이었다.
장기이식 대기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뇌사 기증자 감소로 이식 실적이 줄면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뇌사 기증자 수는 2020년 478명에서 2022년 405명, 2024년에는 397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꾸준히 늘어 2020년 3만 5852명에서 2024년 4만 5567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6월 기준 4만 6416명에 달했다.
평균 대기기간도 늘었다. 신장은 2020년 2222일에서 올해 6월 기준 2888일로 증가했고 간장은 132일에서 204일, 췌장은 1391일에서 2,604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심장은 316일에서 198일, 폐는 238일에서 202일로 일부 단축됐으나 전반적으로 대기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
장기이식 실적은 2020년 5883건에서 2024년 5030건으로 줄었다. 세부적으로 신장은 2282건에서 1704건, 간장은 1546건에서 1262건, 췌장은 32건에서 12건으로 감소했다.
심장(173건→194건), 폐(150건→185건)는 늘었지만, 전년도 대비로는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의 뇌사추정자 신고 수는 크게 늘었다. ‘뇌사추정자 신고 수’를 의료질평가 시범지표에 도입한 2023년 이후 신고 건수는 2022년 2163건에서 2023년 2921건, 2024년 2986건으로 증가했다. 대형병원일수록 신고율 상승 폭이 컸다.
그러나 가족의 기증 동의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2022년 31.8%, 2023년 31.4%, 2024년 31.2%로 30%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8월 기준 27.5%까지 하락했다. 이는 기증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된다.
남인순 의원은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도 우리나라의 뇌사 기증율은 인구 백만 명당 7.75%로, 미국(28.40%), 스페인(26.22%), 독일(11.44%) 등과 큰 격차가 있다”며 “대국민 홍보와 생명나눔문화 확산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법은 살아있는 자, 뇌사자, 사망자의 장기 기증을 규정하고 있으나 사실상 뇌사자 중심의 기증 절차만 운영되고 있다”며 “연명의료결정법과 연계해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DCD)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기증 적합성 판단과 이식 대상자 선정을 위해 기증자의 영상검사 등 의무기록 사본 발급이 필수적인데 현재는 장기구득기관의 전문 의료인이 이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어려운 제약이 있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신속한 기증 및 이식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 의원은 끝으로 “생명나눔문화 확산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이식 대기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기증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대국민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이식 대기 사망자가 해마다 늘고 기증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제도 개선과 기증 문화 확산이 없다면 수많은 환자들이 여전히 ‘끝나지 않는 기다림’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