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의원 / 김선민 의원실

국내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관리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성장호르몬제와 중증 아토피치료제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지출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은 27조6,625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20년 20조3,622억 원과 비교해 5년 만에 약 7조3,003억 원(35.9%)이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청구금액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효능군은 진해거담제였다. 코로나19 시기 의료이용이 감소했다가 이후 급증하면서 연평균 증가율이 21.4%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뇌하수체호르몬제가 연평균 21.3% 증가했는데, 이는 성장호르몬제 사용량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세 번째로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자가요법제)가 16.2% 증가하며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 등 만성질환 치료제 지출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세부 의약품별로는 진해거담제 효능군의 ‘1-A의약품’이 최근 5년간 연평균 158.2% 증가해 2024년 한 해에만 690억 원이 청구됐다.

뇌하수체호르몬제의 ‘2-A의약품’과 자가요법제의 ‘3-A의약품’ 역시 각각 연평균 81.3%, 69.7% 증가해 지난해 청구금액만 341억 원, 1450억 원에 달했다.

성장호르몬제는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19세 이하 처방 인원은 2020년 1만2507명에서 2024년 3만4811명으로 5년 만에 약 3배 증가했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청구금액도 같은 기간 596억 원에서 1592억 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연령대별로 분석해도 19세 이하 전 연령에서 처방 인원과 청구금액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해, 성장호르몬제의 급격한 확산세를 보여줬다.

중증 아토피치료제 역시 약제비 증가의 또 다른 축으로 지목됐다. 처방 인원은 2020년 1,503명에서 지난해 9655명으로 약 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청구금액은 136억 원에서 1,400억 원으로 10배 이상 폭증했다.

이 같은 결과는 만성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김선민 의원은 “최근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맞춰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약제들에 대해서는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성장호르몬제나 아토피치료제와 같이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약제에 대해 급여 적정성 심사를 강화하고, 약제비 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약제비 지출의 ‘고공행진’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국회와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