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름 교수 / 고려대안산병원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 가운데 하나로 국내외에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발병 원인은 다양하게 보고되며 대표적으로 유전적 요인, 여성호르몬 노출, 생활 습관이 꼽힌다.

특히 고령 여성, 초경이 빠른 여성, 폐경이 늦은 여성, 출산 경험이 적은 여성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원인에 따라 ▲산발성 ▲가족성 ▲유전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유전성 유방암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특정 유전자의 변이로 발생하며, 대표적으로 BRCA1과 BRCA2 유전자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BRCA 유전자는 본래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종양 억제 유전자이지만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정상 기능이 저하돼 유방암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BRCA 유전자를 보유하면 암에 걸린다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변이가 있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 여성의 유방암 발병 확률이 10% 미만인 반면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발병 확률은 평균 40~80%까지 치솟는다. 더불어 난소암 발병 위험도 44%까지 증가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BRCA 유전자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다. 510cc의 혈액을 채취해 DNA 분석을 통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며 결과는 약 34주 후 확인할 수 있다.

가족 중 BRCA 변이 보유자가 있거나, 젊은 나이에 유방암·난소암·췌장암을 진단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 검사가 특히 권장된다.

만약 BRCA 유전자에 병적 변이가 확인되면 암 발생을 막기 위한 여러 예방적 조치가 가능하다.

▲예방적 항호르몬제 복용 시 유방암 위험을 약 50% 낮출 수 있으며 ▲경구피임약을 통한 난소암 예방 효과도 약 50%로 보고된다.

또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약 90%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약 97%까지 암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건강한 장기를 제거하는 수술인 만큼 충분한 상담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BRCA 변이 보유자는 25세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조기 발견이 예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암이 발병한 경우 유전성 유방암도 일반 유방암과 동일한 치료 원칙이 적용된다. 국소 치료와 전신 치료로 나뉘며 국소 치료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로 진행되고 전신 치료는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 면역치료, 호르몬 치료 등이 활용된다.

임아름 고려대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BRCA 변이가 있는 환자는 특정 약물, 예를 들어 PARP 억제제에 잘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맞춤형 표적치료가 가능하다”며 “유전성 유방암이라고 해서 예후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며 일반 유방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다만 반대쪽 유방에서도 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 장기적인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BRCA 변이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예방적 관리가 유전성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 요인을 가진 여성들에게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