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낮아지고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인 건선 환자의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나왔다.
차가운 바람과 낮은 습도는 피부장벽을 약화시켜 염증 반응을 자극할 수 있어 건선 병변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건선 환자는 약 15만 6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건선은 은백색의 각질과 두꺼운 판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단순 피부 병변에 그치지 않고 전신 염증질환으로 분류되며 장기간 지속될 경우 관절을 침범하거나 비만·고지혈증 등 대사질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적으로 건선은 면역계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보조 T세포(Th1·Th17)의 과활성이 주요 기전으로 이로 인해 각질형성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증식한다. 유전적 소인, 감염, 피부 외상, 스트레스, 특정 약물, 차갑고 건조한 기후 등이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준다.
건선은 외관상 아토피피부염과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발병 연령과 병변 부위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소아기부터 시작해 팔·다리 접히는 부위에 나타나는 반면, 건선은 20대 성인기에 갑작스레 발현하는 경우가 많고 10대·30대에도 흔하다.
또한, 두피·팔꿈치·무릎 등 마찰·자극이 많은 부위에 호발하며,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진단은 대부분 육안으로 가능하나 정확한 평가가 필요할 경우 조직검사가 시행된다. 중증도 평가는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와 BSA(Body Surface Area)를 활용한다. 일반적으로 PASI 10점 이상 또는 BSA 10% 이상이면 중증 건선으로 분류한다.
김대현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겨울철 악화 요인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조량 감소와 건조한 환경은 건선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요인”이라며 “피부 건조는 가려움과 긁힘을 유발해 새로운 병변을 만들거나 기존 병변을 악화시킬 수 있어, 보습제 사용과 피부 자극 최소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말·겨울철 생활습관 변화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건선은 만성 전신질환으로 장기적인 생활관리가 치료만큼 중요하다”며 “과도한 음주·과식은 체중 증가와 대사 이상을 유발해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절제된 식습관 유지가 필요하다. 또한 감염 예방,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 관리가 증상 조절에 도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