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규제기관과 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제품의 규제와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인천에서 막을 올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으로 오는 12일까지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5)’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유럽,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21개국의 의료제품 규제당국자와 WH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기구, 글로벌 업계와 학계 전문가 등 약 6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미국 FDA와 공동 개최한 AIRIS 2024가 글로벌 AI 의료제품 규제 플랫폼의 첫걸음을 내딛었다면,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규제 조화와 기술 적용 방안을 심화 논의하는 자리로 확대됐다.
첫날인 10일 개막식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한민국의 AI 거버넌스 구축’을 주제로 축사를 전했고(영상), 오유경 식약처장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AI 의료제품 규제 조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회사를 전했다(영상).
이어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딥러닝을 활용한 새로운 단백질 기능 설계(Design of new protein functions using Deep Learning)’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 AI가 신약개발과 단백질 연구에 가져올 혁신적 변화를 조망했다.
첫날 오후 세션에서는 제약 분야 최신 AI 기술과 규제 동향, 단백질 구조 예측을 통한 신약개발 기회와 과제, 임상시험에서 AI 활용 방안, 디지털 트윈과 생성형 AI의 의료제품 적용 사례 등 다각적인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디지털 트윈은 환자·장기·질병 상태를 정밀하게 가상 모델로 구현해, 의료제품 성능과 안전성을 사전에 예측·평가하는 기술이다.
둘째 날(11일)에는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국가 경쟁력과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축사를 전한다(영상).
오전에는 각국 규제당국자들이 자국의 정책·허가 사례와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오후에는 글로벌 기업과 학계 연사들이 의료제품 전주기에 걸친 기술·규제적 고려사항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12일)에는 각국 규제당국자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회의가 열려 AI 정책 방향과 허가심사 시 고려해야 할 규제 요소 등을 발표하고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공통 과제와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아울러 심포지엄 기간 동안 식약처는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규제당국과 양자회의를 열어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주관하는 의료기기 국제포럼을 운영하고, 국내외 우수 의료기기 전시 등 부대행사도 마련해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오유경 처장은 “이번 AIRIS 2025를 계기로 AI 의료제품 분야에서 글로벌 규제 조화를 주도하고 주요 국가 규제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규제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내 AI 의료제품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IRIS 2025는 AI 의료제품의 전주기적 규제 프레임워크를 논의하는 국제적 협력의 장으로 의료 AI의 혁신을 제도적 안전성과 결합해 글로벌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