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남렬 구로병원 응급중환자외상외과 교수, Dr.엠마 캠벨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 Dr.마리아 게바라 국경없는의사회 국제본부 의료활동 총책임자, 김진 고려대의료원 사회공헌사업실장 / 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은 지난달 27일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MSF)와 공동으로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전 세계 인도적 위기와 글로벌 공헌 활동’을 주제로 열렸으며 기후위기와 분쟁, 재난 상황 속에서 의료기관과 인도주의 단체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조망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중환자외상외과 김남렬 교수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 경험을 ‘Who Bring Me There?’라는 주제로 풀어냈다.
김 교수는 분쟁 지역과 재난 현장에서 마주한 극한의 의료 환경을 생생히 전하며, “생명을 구하는 일은 결국 현장에서의 결단에 달려 있다. 그 뒤에는 의료진의 용기와 헌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청중들에게 강한 울림을 전하며 의료인의 사명감을 환기시켰다.
이어 국경없는의사회 국제본부 의료 활동 총책임자(International Medical Secretary) 마리아 게바라(Maria Guevara)는 ‘Medical Humanitarianism in a Warming, Fragmented World: MSF’s response’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기후위기와 분쟁, 불평등이 심화되는 세계 속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수행한 다양한 의료 활동 사례를 공유하며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위기에는 국가와 조직을 넘어선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연 후 진행된 Q&A 세션에서는 의과대학 학생들과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의료인이 국경을 넘어 인류 보건에 기여해야 할 사명’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국제적 활동 참여의 가능성과 준비 과정에 대해 질문했고, 의료진은 현장에서 마주할 윤리적·실무적 과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며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은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라는 사명으로 임해왔다”며 “국경없는의사회와의 협력은 고려대의료원의 의료지원 경험을 국내외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학생과 의료진 모두에게 국제적 연대의 가치를 체감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 사회공헌사업실장은 “오늘의 만남이 고려대의료원과 국경없는의사회가 새로운 국제 협력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의료인의 역할과 인도주의적 의료의 의미를 다시금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국내 유일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의료지원(폴란드 현지 파견),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의료지원, 세계 잼버리대회 의료지원 등 굵직한 국제적 지원 활동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국내외 재난·위기 대응 봉사단을 조직해 활동을 체계화하고 있다.
이번 강연은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의료계가 세계 인도적 위기 속에서 어떤 책임과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며 고려대의료원의 글로벌 공헌 활동이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