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스마트폰과 컴퓨터 모니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안구건조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전자기기 사용,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 환경적 요인과 생활습관 변화가 발병의 중요한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로 인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연령대 역시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빨리 증발해 눈물막의 균형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눈물막은 각막을 보호하고 시야를 선명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기능이 저하되면 뻑뻑함, 이물감, 작열감, 눈부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각막 손상, 감염, 심지어는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인공눈물이다. 특히 방부제 독성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염증이 동반된 환자의 경우 항염증제를 병행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국제 학회인 TFOS(Tear Film & Ocular Surface Society)의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와 가스 등 대기오염이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염이 심한 날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건성안 환자의 80% 이상에서 마이봄샘 기능장애가 확인됐다”며 “40도 정도의 따뜻한 수건이나 찜질팩을 눈가에 얹으면 기름층을 분비하는 마이봄샘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 눈의 피로가 가중되므로 일정 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생활습관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 최근 김동현 교수가 연구개발에 참여한 치료제 후보물질 ‘RCI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획득했다. 이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성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유럽 건성안학회의 초청을 받아 아시아와 유럽의 안구건조증 치료 패러다임 차이와 함께 RCI001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안과 연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김동현 교수는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와 환경 오염으로 안구건조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FDA 임상 2상 승인은 국내 연구진이 세계 건성안 치료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다. 향후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된다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