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울릉도에서 새로운 한타바이러스 유전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 연구팀(박경민 박사, 이재연 연구원, 김종우 연구원)은 울릉도에 서식하는 고유종인 ‘울도땃쥐(Crocidura utsuryoensis)’에서 유래한 새로운 한타바이러스 종을 발견하고 이를 ‘울릉바이러스(Ulleung virus)’라고 명명했다.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나 곤충류에 의해 매개되며 사람에게 전파될 경우 발열, 출혈, 신부전 등을 유발하는 신증후군출혈열(HFRS)의 병원체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가을철에 유행하며, 감염 시 치명률은 약 1% 수준이다.
연구팀은 2009년 울릉도에서 채집한 울도땃쥐 62개체를 대상으로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RT-PCR)을 실시해 총 40개체(64.5%)에서 울릉바이러스 감염을 확인했다.
이어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통해 울릉바이러스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을 세계 최초로 완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적 계통 분석을 통해 울릉바이러스가 기존 제주도 및 한반도 내륙에서 보고된 제주바이러스(Orthohantavirus jejuense)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유전형을 지닌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이로써 울릉바이러스는 독립적인 진화 계통을 가진 새로운 종으로 분류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
송진원 교수는 “울릉도 고유 생물종인 울도땃쥐에서 유래한 새로운 한타바이러스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유전적 특성과 계통적 독립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며 “울릉바이러스의 병원성 여부나 인간 감염 가능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향후 분자 감시 및 병원성 평가를 위한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7월 호에 ‘대한민국 울릉도에서 울도땃쥐가 보유한 울릉바이러스의 발견 및 유전체 특성 분석(Discovery and genomic characterization of Ulleung virus harbored by Crocidura utsuryoensis on Ulleung Island in Republic of Korea)’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고유 생물종에 기생하는 신종 바이러스의 존재 가능성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국지적 바이러스 생태계의 다양성을 밝혀내고 감염병 발생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초 과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