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우 교수 /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대장암에 걸린 환자는 3만 3158명으로 전체 암 환자의 11.8%를 차지했으며 2023년에는 9348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전체 암 사망자의 11%에 해당하며 사망률로는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높은 수치의 대장암이 사실은 ‘작은 용종’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용종은 신체 내부의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튀어나온 병변을 의미한다. 특히 대장은 약 150cm의 길이를 가지고 있고 노폐물이 오랫동안 머무는 구조적 특성상 점막 손상이 반복되기 쉽다. 이 손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면서 용종이 형성된다. 따라서 대장은 용종이 생기기 매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
용종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나, 대표적으로 유전적인 요인과 생활 습관이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유전이 약 20~30%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있으며 나머지는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음주, 흡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부분의 대장 용종은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간혹 크기가 매우 커질 경우 출혈이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이 중에서도 대장내시경은 의료진이 직접 눈으로 병변을 확인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진단 및 치료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대장내시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진단 내시경’으로, 용종이나 암의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치료 내시경’으로 내시경 기구를 이용해 용종이나 조기암을 절제하는 시술이다.
크기가 작은 용종의 경우 진단 내시경을 하면서 동시에 제거하는 치료 내시경을 함께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치료 내시경에는 두 가지 주요 시술법이 있다. 하나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EMR)'이며, 보통 크기가 1~2cm 이내의 작은 용종을 제거할 때 사용된다.
올가미 형태의 기구를 이용해 간단하게 떼어내는 방식으로, 암 예방 목적으로 널리 활용된다. 단 2cm 이상의 용종은 출혈이나 장 천공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이다. 이 시술은 대장 점막 아래에 약물을 주입한 뒤 용종과 함께 점막과 점막하층을 분리하여 일괄 절제하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용종의 재발률을 낮추고 암으로 발전했는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 조기 대장암의 경우 수술을 피할 수 있는 최소 침습 치료로 각광받고 있다.
김동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장용종은 종양성과 비종양성으로 나뉘며, 특히 선종처럼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종양성 용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악성화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졌던 과형성 용종조차도 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연구가 늘고 있어 가급적 직장 일부를 제외한 모든 용종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 검진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붉은 고기나 햄, 소시지,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은 섭취를 줄이고 대신 식이섬유와 칼슘이 풍부한 채소, 과일, 유제품 등을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흡연은 대장암의 주요 위험 요소 중 하나로 반드시 금연이 요구된다.
이어 “아무리 건강관리를 잘해도 대장용종은 100% 예방이 불가능하다”며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45세에서 50세 사이부터는 분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 등 대장암 선별검사를 반드시 받는 것이 대장암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