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규 교수 / 고대구로병원
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 한승규 교수 연구팀이 피부암 제거 후 얼굴 변형을 최소화하고 흉터 수축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피부 재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얻은 세포를 활용한 조직공학적 진피 이식법을 적용해 기존 인공진피 방식보다 치유 속도를 높이고 흉터 수축률을 30%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피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신규 피부암 환자 수는 8135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2.9%를 차지했다.
특히 피부암은 자외선 노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얼굴 부위에서 자주 발생하며 고령층에서 흔히 발견된다.
피부암은 전이 가능성이 낮아 외과적 절제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절제 후 생기는 결손 부위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수술과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기존의 국소피판술이나 자가피부 이식 방식은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국소피판술의 경우 얼굴 변형과 흉터를 남길 가능성이 크며 자가피부 이식은 피부 채취 부위에도 추가적인 흉터와 통증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인공진피를 활용한 치료법도 도입되었지만 이 역시 흉터 수축을 완전히 방지하지 못해 얼굴 부위 피부암 치료 후 미용적인 문제가 남아 있었다.
한승규 교수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나노지방(미세지방)을 활용한 조직공학적 진피 이식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식은 환자의 복부에서 7~10ml 정도의 지방조직을 채취한 후 이를 미세 분쇄하여 나노지방으로 가공한 뒤 인공진피와 혼합해 ‘나노지방 조직공학적 진피’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를 피부암 제거 부위에 이식하면 지방 내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상처 재생을 촉진하고 흉터 형성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연구팀이 기존 인공진피 방식과 나노지방 조직공학적 진피 이식법을 비교한 결과 새로운 방식이 상처 치유 속도를 평균 4일 앞당겼으며 흉터 수축률은 약 30% 낮았다.
또한, 기존 인공진피 이식 후 발생할 수 있는 얼굴 구조 변형이 최소화돼 자연스러운 윤곽 유지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승규 교수는 “나노지방을 활용한 조직공학적 진피 기술이 기존 방법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며 특히 시술 과정이 간단해 임상 적용이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세포치료를 활용하려면 배양 등의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방법은 지방 채취 후 20분 내에 이식이 가능해 실용성이 높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부암 제거 후 재건 수술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며 “향후 나노지방 조직공학적 진피가 피부암 치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피부 손상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체공학 및 재생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엔지니어링(Bioengineering) 최신호에 ‘피부암 절제 후 안면재건 시 미세지방을 포함한 조직공학적 진피와 인공진피의 비교(Comparison of Tissue-Engineered Dermis with Micronized Adipose Tissue and Artificial Dermis for Facial Reconstruction Following Skin Cancer Resection)’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조직공학적 진피의 활용 범위를 넓혀 다양한 임상 환경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