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원 교수 / 고려대 의대

국내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기존 코로나19와는 다른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HCoV)를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알파코로나바이러스 계열로, 국내 야생 설치류인 등줄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폐렴뿐만 아니라 간 기능 이상을 동반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서 확인된 첫 사례로, 향후 공중보건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각심이 요구된다.

고려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 연구팀(고려대 의대 박경민 박사, 소아청소년과 신민수·심정옥 교수, 한림대 의대 김원근 교수)은 2022년 고려대 안산병원에 폐렴 증상으로 입원한 생후 103일 된 영아에게서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염된 영아는 발열, 기침, 가래,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과 함께 급성 중이염과 간 기능 이상을 보여 입원했다.

특히 폐렴이 동반되었으며 간 기능 수치(AST/ALT)가 462/350 IU/L로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후 보존적 치료를 통해 간 기능과 호흡기 증상이 호전되어 8일 만에 퇴원했다.

연구팀은 영아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기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229E, NL63, OC43, HKU1)와 유전적으로 다르며 알파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속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야생 설치류인 등줄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야생 등줄쥐 880마리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채집된 16마리(1.8%)에서 신종 알파코로나바이러스(α-CoV)가 검출됐으며 영아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와 93.0~96.8%의 높은 유전적 유사성을 보였다. 이는 국내 야생 등줄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 숙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송진원 교수는 “이번 바이러스는 국내 설치류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동물에서 인간으로 넘어온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감염 경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와 유사하게 폐렴을 유발하지만, 간 기능 이상도 동반한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코로나19는 주로 폐렴을 유발하지만, 이번 신종 바이러스는 폐렴뿐만 아니라 간 기능 이상도 나타났다”라며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는 다른 임상 양상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바이러스는 기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중국과 한국에서 발견된 설치류 유래 알파코로나바이러스(AcCoV-JC34)와 유전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종 바이러스가 설치류에서 인간에게 전파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이번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사람 간 전파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설치류가 자연 숙주로 작용하면서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송진원 교수는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감염 경로와 병원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신종 미생물 및 감염 국제 학술지(Emerging Microbes & Infections)>에 ‘한국의 폐렴을 앓고 있는 유아 환자에서 발견된 새로운 인간 코로나바이러스(Novel human coronavirus in an infant patient with pneumonia, Republic of Korea)’라는 제목으로 2025년 2월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발견된 첫 사례로,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해 감염 경로와 병원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고려대 의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설치류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야생동물에 대한 바이러스 감시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설치류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숙주에 대해 정밀한 감시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향후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종 바이러스는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감시체계 구축과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외 보건 당국이 신종 바이러스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신종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발견은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감염 경로와 병원성 규명,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후속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