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철 교수 / 한양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 연구팀이 전신홍반루푸스(이하 루푸스) 발병 전 단계에서 형성되는 자가항체인 항핵항체(ANA)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및 면역 기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루푸스 연관 유전 변이가 질환 발병 이전 단계에서 자가항체 형성과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루푸스의 조기 진단과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양대의료원 류마티스내과 배상철 교수 연구팀(한양대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 방소영 교수, 이혜순 교수)과 경희대 김광우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류마티스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ARD, impact factor 20.3)’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 논문의 제목은 ‘Genetic burden of lupus increases the risk of transition from normal to preclinical autoimmune conditions via antinuclear antibody development’이다.
루푸스는 면역계 이상으로 인해 신체가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발병 전 단계에서는 항핵항체(ANA) 가 형성되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현재까지 루푸스와 관련된 여러 유전적 변이가 밝혀졌으나 질병 발병 전에 자가항체 형성에 유전적 요인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 자가항체 양성자,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유전체 연관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루푸스 연관 유전적 위험 점수(Polygenic Risk Score, PRS) 를 계산하고 자가항체 생성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루푸스 연관 유전적 위험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항핵항체 생성 가능성이 증가했으며 평균 이상의 유전적 위험 점수를 가진 경우 항핵항체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루푸스 관련 유전 변이가 자가항체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추가 분석을 통해 T세포 및 B세포 수용체 신호전달 사이토카인 관련 신호 경로 등 9개의 면역 경로가 루푸스 발병 전 항핵항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면역 경로는 면역체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자가면역질환이 진행되는 초기 단계에서 면역계가 활성화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특히 연구팀은 루푸스 발병 과정에서 면역 세포 간 신호전달 체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상세히 분석하며 자가면역질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루푸스의 유전적 요인이 건강한 사람의 자가항체 생성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규명했으며 항핵항체 형성과 면역 경로 간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를 통해 루푸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 예측 바이오마커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면역 체계 이상과 질병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상철 류마티즘연구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루푸스의 주요 자가항체인 항핵항체 생성 과정과 질환 발병 메커니즘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확인된 유전 정보는 루푸스의 발병 예측, 조기 진단 및 맞춤 치료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루푸스의 발병 기전을 밝히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향후 자가면역질환 조기 진단 기술 발전과 개인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류마티즘연구원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방소영 교수와 천세환 연구원(경희대 생물학과)이 공동 제1저자로, 배상철 교수와 김광우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향후 연구팀은 루푸스와 연관된 유전 변이가 면역세포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및 조기 진단 기술 확립에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