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산소치료, 중심망막동맥폐쇄 시력 회복 가능성 열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홍인환․왕순주 교수팀, 중심망막동맥폐쇄에서 고압산소치료 효능 증명
고압산소치료 받은 그룹, 교정시력 3~4단계 향상되고 시세포 모여있는 망막 두께 유지돼
박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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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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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안과 홍인환 교수(교신저자)․이정민 교수(1저자), 응급의학과 왕순주 교수 연구팀은이 중심망막동맥폐쇄 환자에게 고압산소치료가 시력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표준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눈 중풍’으로 불리는 중심망막동맥폐쇄는 망막의 중심 동맥이 막혀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응급질환이다.
발병률은 10만 명당 8.5명으로 드물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병 즉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현재 표준치료로 눈 마사지와 안구내압 강하제 사용이 있지만, 치료 효과는 제한적이다. 치료 후 환자의 22%만 시력을 회복하며, 그중에서도 의미 있는 수준의 회복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인환·왕순주 교수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에서 중심망막동맥폐쇄로 치료받은 50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21명은 표준치료만 받았고, 29명은 표준치료와 함께 고압산소치료를 병행했다.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2~3배 높은 고압 환경에서 산소를 체내에 흡입시켜 혈액을 통해 조직에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하는 치료법이다.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치료 전 평균 교정시력(logMAR)이 2.03에서 치료 6개월 후 1.55로 개선돼 시력이 3~4단계 향상됐다.
이는 손가락을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2m 거리의 시력표 첫 번째 줄을 읽을 수 있는 정도까지 회복된 것이다. 반면 표준치료만 받은 그룹은 치료 전후 시력 변화가 거의 없었다.
망막과 맥락막의 두께 변화는 시력 회복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연구 결과 고압산소치료 그룹은 치료 후 6개월 동안 망막과 맥락막 두께 감소율이 9%에 그쳤지만 표준치료 그룹은 23%까지 감소했다.
이는 고압산소치료가 망막의 광수용체와 맥락막의 혈관 구조를 보존해 허혈 상태를 완화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홍인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압산소치료가 중심망막동맥폐쇄 치료에 있어 시력 회복뿐만 아니라 망막과 맥락막의 구조적 보존에도 효과적임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라며 “고압산소치료가 앞으로 중심망막동맥폐쇄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10월호에 게재되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도입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고압산소치료의 효과를 확장해 다양한 망막 질환 치료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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