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크론병, 합병증 줄이는 새로운 수술법 개발

문합 방향 바꿔 수술 합병증 50% 감소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0.15 19:51 의견 0
기존의 대장 스테이플링문합술(좌)와 윤용식교수팀이 고안한 새로운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우)/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윤용식·이종률 교수팀이 크론병 수술 시 발생하는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을 고안했다.

이번에 개발된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DSA)’은 장의 잘린 부분을 90도 수직으로 폐쇄하는 방식으로 기존 수술법에 비해 합병증 발생률과 장폐색 위험을 크게 감소시키며, 환자들의 회복을 더욱 빠르게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크론병은 장의 일부를 절제해야 하는 수술이 필요할 때가 많으며 기존의 스테이플링 문합술(CSA)은 장의 절단면을 가로로 연결해 봉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장의 연결 부위에 주머니처럼 불룩한 부분이 생겨 염증과 재발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윤용식·이종률 교수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합술의 방향을 바꾸는 델타형 스테이플링 문합술을 개발했다.

DSA 방식은 장을 절단한 후 절단면을 90도 수직으로 폐쇄해 그리스 문자 델타(Δ) 모양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문합 부위가 넓어져 장 내의 음식물이나 대변이 매끄럽게 지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이를 통해 염증과 재발을 줄일 수 있으며, 주머니 형성이 방지되어 장폐색 발생률도 낮아진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크론병으로 소장 및 대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 17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는 92명이 새로운 DSA 수술법을, 83명이 기존의 CSA 수술법을 적용받았다.

연구 결과 DSA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군의 합병증 발생률은 16.3%로, 기존 CSA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군의 32.5%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았다.

장폐색 발생률도 DSA 환자군에서 4.3%로 나타나 CSA 환자군의 14.5%에 비해 3분의 2 이상 줄어들었다. 또한 DSA 수술법을 받은 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5.67일로 CSA 수술법을 받은 환자의 7.39일에 비해 짧아 환자들의 회복이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윤용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수술법이 기존의 방법에 비해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의 예후를 크게 개선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이 크론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세계소화기외과학저널'에 게재되었으며, 수술 후 합병증과 장폐색 발생 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인 혁신적인 수술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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