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마약류 셀프 처방 문제 여전

의사 5265명, 올해 5월까지 마약류 셀프 처방 9940건

박원빈 기자 승인 2024.10.10 16:22 의견 0
김미애 의원 / 김미애 의원실

의료용 마약류 의약품을 의사가 자신에게 처방하는 '셀프 처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내년 2월부터 의사들의 셀프 처방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올해도 의사들의 셀프 처방 건수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항불안제, 식욕억제제, 항뇌전증제 등의 마약류 의약품을 의사나 치과의사가 본인에게 처방한 사례가 5265명, 9940건에 달했다.

이는 마약류 종류별로 중복 처방된 경우도 포함된 수치로 실제 처방 의사 수와 건수는 다소 줄어들 수 있으나 월평균 처방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매년 본인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한 의사도 1,445명에 달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의사가 자신의 판단으로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할 경우, 객관적 판단이 흐려질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해 마약류 오남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 의사가 의료용 마약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스스로 14만 정이나 처방해 복용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옥시코돈의 1일 최대 복용량이 24정인 것을 고려하면 해당 의사는 매일 440정을 1년 내내 복용한 셈으로 그 심각성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식약처가 김미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의사 본인 처방 관련해 12명의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가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현재 7명은 수사 중에 있다.

또한, 식약처는 올해 하반기에 마약류 의사 본인 처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미애 의원은 캐나다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의사 자신이나 가족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1월 국회에서 의사가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마약류를 처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마약류 관리법 개정안'이 의결되었으며, 해당 법안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미애 의원은 "마약류 셀프 처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약처는 의료현장과 협력해 종합적인 점검을 실시해야 하며 경찰 및 지자체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마약류 오남용 정보를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과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자동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마약류 오남용 문제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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