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망자, 평균 4.3개 복합 스트레스 경험

복지부, 9년간(2015~2023)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 발표

박원빈 기자 승인 2024.08.27 21:41 의견 0
자살사망자 성·연령별 현황 / 보건복지부

전 연령 자살사망자의 공통적인 스트레스가 ‘직업’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부터 중·장년까지 구직, 실업, 은퇴 등 직업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최근 9년간(2015~2023) 진행한 심리부검 면담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심리부검이란 자살사망자의 가족 또는 지인의 진술과 고인의 기록을 검토하여 자살사망자의 심리·행동 양상과 변화를 확인해 자살의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 방법이다. 이번 분석은 유족 1262명으로부터 얻은 자살사망자 1099명에 대한 심리부검으로 이뤄졌다.

심리부검 대상 자살사망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남성이 64.7%, 여성이 35.3%를 차지했다.

평균연령은 44.2세, 1인 가구는 19.2%로 조사됐다. 고용형태는 피고용인이 38.6%로 가장 많았고 소득수준은 월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이 46.5%로 파악됐다.

자살사망자는 평균 4.3개 스트레스 사건을 다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애주기별로 살펴보면 청년기(34세 이하)는 다른 생애주기에 비해 실업자 비율과 구직으로 인한 직업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높았다.

중년기(35~49세)는 직업과 경제 스트레스 경험 비율이 생애주기 중 가장 높았다, 직장동료 관계문제, 사업부진 및 실패, 부채 등이다.

장년기(50~64세)는 실업자 비율이 청년기 다음으로 높았고 퇴직·은퇴·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았다. 정신건강 스트레스 경험비율이 큰 것이다.

노년기(65세 이상)는 다른 생애주기보다 대인관계 단절 비율이 높았다. 만성질병으로 인한 신체건강 스트레스, 우울장애 추정 비율이 가장 높게 확인됐다.

자살사망자의 96.6%가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으나 이를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23.8%에 불과했다.

경고신호를 드러낸 시기를 분석한 결과 사망 1개월 이내의 경우 감정상태 변화(19.1%)와 주변정리(14.0%) 순으로 조사됐다.

사망 1년 이상 전부터 높은 비율로 나타난 경고신호는 수면상태 변화(26.2%)와 자살에 대한 언급(24.1%) 순이었다.

1인 가구의 자살사망 특성을 살펴보면, 청년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43.8%로 다인 가구 청년기 비율(28.0%)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사망 비율이 69.0%로 다인 가구(53.2%)보다 높았다. 다인 가구가 가족(52.1%)에 의한 최초발견이 높았던 것과 달리 1인 가구는 가족(25.6%), 경찰 및 소방(25.1%), 지인(24.6%)이 유사했다.

1인 가구의 비정규직 비율(43.7%)은 다인 가구(29.7%)보다 높았다. 지속적 빈곤으로 인한 스트레스 비율(15.3%)이 다인 가구(8.7%)보다 높아 1인 가구의 상당수는 고용불안정과 낮은 소득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의 98.9%는 사별 후 심리·행동(97.6%), 대인관계(62.9%), 신체건강(56.5%), 가족관계(52.2%) 등의 변화를 경험했다.

심한 우울(20.0%), 임상적 불면증(33.1%), 복합비탄(37.8%), 자살사고(56.3%)와 같은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족의 72.7%는 고인의 자살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상대방이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와 자살에 대한 부정적 편견 등이 있었다.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은 “올해 7월부터 의무화된 자살예방교육에 자살위험 경고신호를 파악하는 방법이 포함돼 있다”며 “자살시도자 등 자살 고위험군이 보내는 경고신호에 대한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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