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에서 급성 뇌졸중치료 못 받을 수 있어”
대한뇌졸중학회, ‘전문진료질병군’으로 분류체계 개선 필요성 주장
박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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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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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뇌졸중학회는 지난 11일 정부 제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 계획에 대해 본 사업의 시행 전 현재 일반진료질병군으로 분류된 뇌졸중의 환자분류체계(KDRG)를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시급히 변경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상급종합병원이 치료 난이도가 높고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은 최대 15%까지 줄이고, 중환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구조 전환 시험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한뇌졸중학회는 현재 환자분류체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필수 중증응급질환인 뇌졸중 환자의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뇌졸중은 암질환, 심장질환, 희귀·중증난치질환과 함께 4대 중증질환에 속한다. 또한, 뇌혈관이 갑자기 막히거나 (뇌경색, 전체 80%), 터져서 (뇌출혈, 전체 20%) 발생하는 뇌혈관질환으로 골든타임 내 치료가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필수 중증응급질환이다.
또한,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4-5위에 해당하는 질환이며, 높은 사망률뿐 아니라 뇌졸중 이후 후유장애로 인하여 성인 장애 원인 1위로 꼽히고 이로 인한 높은 사회경제적 부담이 발생한다.
하지만 필수중증응급질환인 급성 뇌졸중 중 80%는 초급성기 정맥혈전용해술이나 뇌졸중집중치료실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두통, 알레르기, 두드러기 등의 질환과 같이 일반진료질병군에 속해 있다.
따라서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중환자 진료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면 현재 일반진료질병군에 속해 있는 뇌졸중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연간 11만명 이상의 새로운 급성 뇌졸중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현재 국내 뇌졸중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050년에는 매년 35만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뇌졸중환자의 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진료군 개선이 없이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기준을 높이는 것은 대표적 중증질환인 뇌졸중 골든타임 내 치료를 위한 안전망 구축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학회는 호소하고 있다.
이경복 정책이사 (순천향의대 신경과)는 “지난주 정부에서 발표한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중증환자 중심 구조전환에 동의한다. 그런데 어느 질환보다 가장 빠른 시간내에 진단과 치료가 요구되는 급성중증뇌경색은 산정특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급종합지정 기준에서 일반진료질병군에 머물러 있다. 최근 주요병원 뇌졸중 치료의사 이탈도 이런 문제가 지속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고, 앞으로도 전문질환군 환자비율을 높여야 하는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서는 뇌졸중 환자 진료를 더 줄이고 포기할 수도 있다. 대형병원들이 그동안 왜 권역응급의료센터 설치를 기피해 왔겠느냐”며 “바로 급성중증뇌경색 등 응급심뇌질환이 전문진료군도 아니고 수가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왜곡된 질병분류체계는 현재 부족한 거점병원의 필수의료인력을 더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급종합질병군 대한 재분류가 시급하다”고 주장하였다.
차재관 부이사장(동아의대 신경과)은 “정부는 전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 내 필수 중증응급질환인 뇌졸중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뇌졸중 안전망 구축을 계획하고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질병군 분류가 유지된다면 최종 치료를 담당해야 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의 뇌졸중 진료가 제한되어 뇌졸중 진료 인력과 인프라 구축 또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결국 국민들에게 이러한 피해가 전가될 수도 있기 때문에 뇌졸중을 전문진료질병군으로 수정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다”고 제언했다.
이어 “학회는 정부가 진행하는 필수 중증의료 진료 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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