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PCSK9 단백질'이 염증을 유발, 심혈관질환을 악화시키는 기전을 규명했다.
'PCSK9 단백질'의 염증 유발 기전을 활용하면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낼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의생명연구원 장현덕 부교수·심혈관연구단 신다솜 박사·융합의학대학원 김성찬 박사과정)은 생쥐모델과 인간세포실험을 통해 PCSK9 단백질의 새로운 죽상경화증 악화 기전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Nature] 자매지 [Nature Communications](IF 16.6) 온라인판 최근호에 발표했다.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침착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죽상경화증을 유발하며,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초래한다.
LDL 콜레스테롤은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와 결합해 분해된 후 담즙으로 소모 및 배출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다.
그러나 간세포에서 분비되는 PCSK9단백질이 LDL 수용체와 결합해 이 수용체를 파괴하면 LDL 콜레스테롤 배출이 불가능해지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해 죽상경화증이 악화할 수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PCSK9 단백질 억제 항체 치료제(에볼로큐맵·알리로큐맵 등)다.
김효수 교수팀은 4년 전 PCSK9이 LDL 수용체를 파괴하는 기전에서 'CAP1 단백질'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규명한 데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PCSK9의 또 다른 죽상경화증을 악화시키는 기전을 밝혀냈다.
김 교수팀은 생쥐를 일반 그룹과 LDL 수용체가 없는 그룹으로 나눠 죽상경화증 모델을 확립했다. 바이러스벡터 정맥주사로 PCSK9 과발현을 유도한 결과 모든 개체에서 죽상경화증이 악화됐다.
세포실험을 통해 규명한 결과 PCSK9이 단핵구 표면에 존재하는 CAP1과 결합해 단핵구 하부의 여러 신호전달 단백질을 활성화시켰으며 그 결과 단핵구가 흥분하면서 염증이 활성화돼 죽상경화증이 더욱 악화됐다.
동물실험 결과 CAP1 결손 생쥐 모델에서는 PCSK9를 주입해도 죽상경화증이 악화되지 않았다.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김 교수팀은 LDL 수용체 여부와 관계없이 죽상경화증 악화에 관여하는 새로운 기전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PCSK9와 CAP1의 결합을 차단하는 차단제(Fc-CAP1) 개발을 진행했다. 인간세포 분석 결과, Fc-CAP1은 단핵구의 흥분을 막아 염증을 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체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관상동맥질환자와 정상인의 혈액과 단핵구를 분석한 결과, 혈중 PCSK9 농도와 단핵구의 염증유도 활성은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PCSK9 단백질이 죽상경화증 악화에 있어 콜레스테롤 상승 및 염증 유발이라는 두 가지 나쁜 작용 기전을 갖고 있음을 최초로 밝혔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현재 시판되고 있는 PCSK9 억제항체인 에볼로큐맵 피하주사제는 콜레스테롤은 낮출 수 있으나 염증 통제 효과는 없는 반면, 개발 중인 Fc-CAP1 차단제는 두 가지 효과를 모두 발휘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핵구 활성화에 의한 염증은 죽상경화증 뿐만 아니라 지방간 등 심혈관 대사질환의 기저 매커니즘이므로 PCSK9-CAP1 차단제는 여러 질환에 대한 치료 적응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한국연구재단의 혁신신약 기초기반기술사업과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유니트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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