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보조 대장내시경 검사 모습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이 인공지능(AI) 보조 대장내시경 검사 기술이 대장선종과 용종의 검출률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장내시경 검사 품질 향상과 대장암 예방의 임상적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장암은 세계적으로 세 번째로 흔한 암으로 암 사망률에서는 두 번째를 차지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대장 점막에서 자라는 비정상 조직인 용종을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가운데 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전암성 용종인 ‘선종’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느냐가 대장내시경 검사 품질의 핵심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장내시경 검사는 시술자의 숙련도, 장시간 검사로 인한 피로도, 환자의 장 정결 상태 등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선종이 놓치거나 발견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해 기술적 보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AI 보조 대장내시경 기술이 최근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연구팀은 해당 기술의 실효성을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했다.
연구는 장현주 교수(교신저자)를 비롯해 계세협·함다연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2023년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동탄성심병원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은 948명을 대상으로 AI 보조 검사군 474명과 표준 검사군 474명을 비교 분석했다.
두 그룹은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 대장내시경 적응증, 장 정결도, 검사시간 등을 토대로 성향 점수 매칭을 통해 동질성을 확보했다.
검사는 최소 3000례 이상의 경험을 가진 전문의 4명과 소화기내과 전임의 5명이 참여해 실제 임상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이루어졌다.
AI 보조 시스템은 딥러닝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영상에서 용종 의심 부위를 실시간으로 자동 감지한다.
의심 부위는 화면에 녹색 상자로 표시되며 경고음을 통해 시술자에게 즉시 알려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분석 결과 AI 보조 대장내시경은 표준 대장내시경에 비해 선종 및 용종 검출률이 모두 높았다.
선종 검출률(ADR)은 AI 보조 그룹이 36%로, 표준 그룹의 26%보다 1.36배 높았다. 검사당 발견된 선종 개수는 AI 보조가 0.69개로 표준 0.43개 대비 60% 증가했다.
용종 검출률(PDR) 역시 AI 보조 그룹이 53.2%로 표준 그룹의 46.2%보다 높았고, 검사당 용종 발견 개수도 AI 보조가 1.23개로 표준 0.93개 대비 32% 더 많았다. 다만 용종의 모양, 위치, 크기 등 병변 특성 분포는 두 그룹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장현주 교수는 “AI 보조 대장내시경이 대장암의 씨앗이 되는 선종의 검출률을 확실히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장내시경은 시술자의 피로, 숙련도 차이, 시간 압박 등 사람의 한계가 검사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AI는 이러한 요인을 보완해 보다 안정적인 검사 환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대장 점막의 주름이나 잔여물이 남아있어 완전히 노출되지 않은 부위에서는 위양성이 높게 발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AI가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요한 병변의 최종 판단과 정확한 진단은 여전히 내시경 의사의 경험과 기술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BMC Gastroenterology(피인용지수 2.6) 10월호에 정식 게재됐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 진행된 단일센터 연구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국내외 의료기관에서는 AI 보조 대장내시경 도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AI 기술이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대장암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주목된다.
연구팀은 향후 AI 성능 고도화, 위양성 최소화 기술 개발, 진행성 선종 분석 정확도 향상 등이 이뤄진다면 AI 보조 대장내시경의 임상적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