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의원 / 남인순 의원실
성장호르몬 주사가 ‘키 크는 주사’라는 이름으로 과잉·오남용되면서 처방량과 처방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증 부작용과 불법 판매·광고가 폭증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현황’에 따르면 2024년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건수는 162만 1154건으로 집계됐다. 처방액은 무려 1592억 5400만 원에 달하며 처음으로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0년 89만 5,011건 대비 1.8배(81.1%)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처방액은 596억 8100만 원에서 2.6배(166.8%)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비급여 처방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사용량과 금액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성장호르몬 주사제 부작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성장호르몬 주사 부작용 보고 건수는 1809건이었으며 이 중 중대 부작용만 165건에 달했다.
중대 부작용은 ▲폐렴 ▲상태 악화 ▲미코플라스마 폐렴 ▲충수염 ▲발열 등이 포함된다. 특히 2020년 9건에 불과했던 중대 부작용이 2024년에는 165건으로 18배 이상 폭증해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의 불법 유통과 광고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건에 불과했던 성장호르몬 관련 온라인 불법판매·알선 광고 적발 건수는 2025년 8월 기준 111건으로 폭증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키 크는 주사’라는 이름이 붙으며 외모 개선이나 학부모들의 욕심에 따라 불법적인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 의원은 “성장호르몬 주사는 원래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 결핍 환자, 터너증후군 환자 등 특정 질환에 처방되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키 크는 주사로 불리며 무분별하게 오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 부작용이 급증하고 온라인 불법광고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복지부와 식약처는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안전한 사용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적은 성장호르몬 주사가 단순한 ‘체격 개선’ 목적의 남용을 넘어 국민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의약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