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토요일 오후 1시경 청량리전통시장에서 한 여성 시민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시장 한복판에서 벌어진 돌발 상황에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이 몰려들며 긴박한 순간이 이어졌다.
바로 그때 현장을 지나던 조희윤 고려대 구로병원 진료협력팀 팀장이 발 빠르게 나서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
현장을 목격한 조 팀장은 즉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구급대와 영상통화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황을 전달했다. 동시에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환자의 호흡과 맥박이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조 팀장은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환자 곁을 지켰고 의식이 돌아온 환자가 안전하게 구급차에 실리는 순간까지 함께했다.
환자가 무사히 이송된 것을 확인한 뒤 그는 조용히 현장을 떠났지만 현장에 있던 시민과 가족들은 생명을 구한 ‘은인’을 찾기 시작했다.
환자의 가족과 상인들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은인을 애타게 수소문했다.
영상 속 침착하고 능숙한 대처에 많은 이들이 간호사일 것이라 추측했지만 신원은 쉽게 밝혀지지 않았다.
결국 대한간호사협회에도 제보가 이어졌고 CCTV 속 장면을 본 고려대 구로병원 간호부장이 그 인물이 조희윤 팀장임을 확인했다. 환자 가족들이 간절히 찾던 구세주의 정체가 드디어 드러난 순간이었다.
환자의 가족들은 조 팀장을 직접 만나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그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눈물로 고마움을 전했다.
시장 상인들 또한 “전문 의료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상황에서 큰 용기와 책임감을 보여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조희윤 팀장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전 직원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아왔고 진료협력팀장으로서 협력병원 의료진 및 직원들에게 CPR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경험이 도움이 됐다”며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환자분이 빠르게 회복해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의료진의 꾸준한 훈련과 시민 안전을 위한 사명감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였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정기적인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의료진뿐만 아니라 직원 모두가 응급상황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그 교육 효과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청량리시장에서 울려 퍼진 심폐소생술의 박동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했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에 감동과 울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