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한갑수 교수가 ‘내 몸을 위한 건강한 선택’ 청소년 의약품 오남용 중독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중앙손상관리센터가 청소년들의 의약품 오남용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정착시키기 위해 ‘찾아가는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질병관리청이 주관하고 중앙손상관리센터가 운영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일 고려대사범대학부속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 2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육 주제는 ‘내 몸을 위한 건강한 선택’이었다.
질병관리청의 ‘2023년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 중독 사례의 80.5%가 치료약물에 의한 것이었으며, 의도적 중독의 비율은 무려 83.4%에 달했다.
특히 여학생의 비율은 73.9%로 다른 연령층보다 현저히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예방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번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자기결정력을 높이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자신의 체중에 따른 적정 복용량을 직접 계산해보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실습을 통해 배웠다.
또한, 실제 응급실 내원 사례와 각종 통계를 바탕으로, 의약품 오남용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후유증과 사회적 문제를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기준으로 복용량을 직접 계산해 보는 과정은 현실감 있는 교육으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한갑수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의약품 오·남용은 단순히 약을 잘못 먹는 문제를 넘어 청소년 스스로의 판단력과 책임감이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결정력을 기르고,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교사 또한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진통제 같은 일반의약품을 스트레스 해소 수단처럼 가볍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어 우려되던 차였다”며 “이런 교육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손상관리센터는 앞으로도 학교 현장과 관련 기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손상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단순한 강의 전달이 아닌 청소년이 실제 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지식과 실천력을 기르는 ‘국민 체감형 예방교육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보건과 지역사회 안전망을 긴밀히 연계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번 교육은 청소년이 의약품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보다 폭넓은 청소년 건강교육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