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김수진 교수 연구팀이 심정지 후 소생환자의 급성기 치료에서 혈압 유지의 최적 목표치를 확인하며 향후 가이드라인 수립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성인 비외상 심정지 환자 291명의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했다. 대상자는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이송돼 24시간 이상 생존한 환자들로 초기 심전도 리듬, 심폐소생술(CPR) 소요 시간, 동반질환, 치료중재, 혈압 변화 등 다양한 임상 요소가 함께 고려됐다.
분석 결과 소생 직후 첫 6시간 동안의 혈압 유지가 환자의 뇌 기능 회복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평균 동맥압(MAP)이 약 80mmHg일 때 예후가 가장 좋았으며, 이보다 낮거나 높을 경우 회복 가능성이 떨어졌다.
김수진 교수는 “심정지 소생환자의 예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부족했는데 이번 연구가 그 기반을 마련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더 명확한 가이드라인 확립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혈압 유지뿐 아니라, ▲초기 심전도에서 제세동 가능 리듬(shockable rhythm) 여부 ▲심폐소생술 지속시간의 단축 ▲목격자에 의한 즉각적 CPR ▲조기 재관류 시행 등이 긍정적인 예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 교수는 “맥박이 돌아왔다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소생 후에도 반드시 전문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후속 치료를 받아야 뇌 기능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인의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AED) 사용 교육이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임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의료인을 위한 KALS(Korean Advanced Life Support)·BLS(Basic Life Support) 과정뿐 아니라 일반인 대상 CPR 교육을 폭넓게 운영하며 국민 심정지 환자의 사망률과 후유증 감소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tensive Care’에 ‘Optimal mean arterial pressure for favorable neurological outcomes in patients after cardiac arrest’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