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고려대 의대 융합의학교실 조일주 교수, 연세대 생명공학과 조승우 교수,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신효근 교수 / 고려대 의과대학
고려대 의과대학 융합의학교실 조일주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 생명공학과 조승우 교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 경북대 전자공학부 신효근 교수 연구팀과 함께 뇌 오가노이드의 전기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약물의 효과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뇌질환 치료제 개발 과정에 있어 속도와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소아 뇌전증 환자의 줄기세포로 제작한 뇌전증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직접 신경 신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약물이 환자 개개인에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기존의 간접적이고 장시간 소요되는 약물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에 개발된 플랫폼은 최대 10개의 뇌 오가노이드를 동시에 배양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시스템에 내장된 미세유체 칩을 활용해 각 오가노이드에 최대 두 가지 약물을 각각 5단계 농도로 정밀하게 투입할 수 있으며 내장 전극을 통해 오가노이드 내부에서 발생하는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여러 차례 반복해야 했던 수십 가지 약물·농도 조건을 단일 실험으로 병렬 진행할 수 있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고속(high-throughput) 스크리닝 기술로 평가된다.
조일주 교수는 “그동안 뇌 오가노이드에 약물을 투여한 후 그 효과를 간접적으로 추론하거나 신경 신호 측정이 극히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연구는 실제 뇌세포에서 생성되는 전기신호를 직접 분석해 약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약물을 동시에 테스트하면서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어 고속 스크리닝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은 물론 개인 맞춤형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14.1)’에 ‘다중 뇌 오가노이드의 전기생리학적 활동을 활용한 원스텝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One-Step Drug Screening System Utilizing Electrophysiological Activity in Multiple Brain Organoid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