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는 김모(69) 씨는 수년간 어깨 통증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마다 심한 통증이 따라붙어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는 ‘봉합 불가능한 회전근개 파열’. 그는 근육 전진술(Muscle Advancement, MA)과 완전봉합술을 받았지만 수술 이후에도 외회전 기능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여전히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6개월 동안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그는 광배근 힘줄 이전술(Latissimus Dorsi Tendon Transfer, LDTT)을 통한 재수술을 선택했다.
6개월 뒤 김 씨는 “어깨 돌리기가 자유로워져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며 수술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처럼 어떤 수술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와 합병증 발생 위험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정형외과 노규철·이용범 교수 연구팀은 봉합 불가능한 회전근개 파열 환자를 대상으로 대표적 수술법인 광배근 힘줄 이전술과 근육 전진술 후 완전봉합술의 효과와 합병증 위험성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의학 문헌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24편의 논문과 956건의 수술 사례를 메타 분석해, 두 수술법의 임상 성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했다.
분석 결과 두 수술법 모두 어깨 기능 회복과 통증 개선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나, 외회전 기능 회복과 관절 안정성, 합병증 발생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광배근 힘줄 이전술은 외회전 기능 회복 면에서 근육 전진술보다 우수했다. 또한 합병증 발생률과 재수술률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았다.
전체 합병증 발생률은 광배근 힘줄 이전술이 18%였던 반면, 근육 전진술은 25.7%로 더 높았다. 재파열 및 재수술률도 각각 8.9%와 20.8%로, 광배근 힘줄 이전술이 치료 성과에서 우위를 보였다.
노규철 교수는 “특히 외회전 기능이 심하게 손상된 환자나 고령 환자의 경우 광배근 힘줄 이전술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치료 이후 일상생활 기능 회복에 있어 만족도가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근육 전진술 후 완전봉합술은 관절 안정성 확보에 있어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어깨 관절 안정성의 핵심 지표인 견봉-상완골 간격(Acromiohumeral Distance, AHD) 은 근육 전진술 그룹에서 평균 1.92mm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광배근 힘줄 이전술 그룹에서 -0.19mm로 오히려 감소한 것과 비교할 때, 관절 안정성 개선 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용범 교수는 “근육 전진술은 상대적으로 젊고 근육 상태가 양호한 환자에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재파열 방지와 어깨 관절의 정적 안정성 유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메타분석을 통해 특정 수술법에 대한 일률적인 우선순위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수술 전략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환자의 나이, 근육 상태, 외회전 기능 결손 정도, 일상생활에서의 기능적 요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환자 특성에 맞지 않는 수술법 선택은 불필요한 재수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임상 현장에서는 보다 정밀한 평가를 통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봉합 불가능한 회전근개 파열에 대한 관절경적 광배근 힘줄 이전술과 근육 전진술의 결과 비교: 체계적 문헌고찰(Outcome Comparison of Arthroscopic Latissimus Dorsi Tendon Transfer and Muscle Advancement for Irreparable Rotator Cuff Tear: A Systematic Review)’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IF=10.1)’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의 성과는 향후 봉합 불가능한 회전근개 파열 환자에게 최적의 수술법을 제시하는 임상 지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