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혁 교수 / 고려대 안암병원
과거에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어깨 질환, ‘회전근개파열’이 최근 들어 전 연령층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뿐 아니라 테니스, 골프, 배드민턴 등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스포츠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업 활동 등으로 인해 20~40대 청년층에서도 회전근개 손상이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교통사고, 낙상 같은 외상 요인, 잘못된 자세, 흡연 등의 생활습관 역시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4개의 힘줄 중 하나 이상이 손상되거나 찢어지는 질환으로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킬 때 통증을 유발하며 점차적으로 근력 저하도 동반된다.
하지만 이 질환은 단순한 근육통이나 염좌로 오해되기 쉽고, 특히 오십견, 석회화건염, 경추 디스크 등의 다른 어깨 질환과 증상이 유사해 자가 진단이 어렵다.
정형외과 전문가들은 회전근개파열을 포함한 어깨 통증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조기 진료와 영상검사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며 일정 각도 이상에서는 통증 때문에 팔이 멈춰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오십견은 어깨 관절 전체의 움직임이 제한되며 경추 디스크는 통증이 어깨를 넘어 팔 아래로 뻗는 방사통이 특징이다.
이처럼 감별이 어려운 어깨 통증의 경우, 2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초음파나 MRI 등의 정밀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전근개파열은 초기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파열 부위가 크거나 방치로 인해 악화된 경우에는 관절경 수술이 필요하다. 이 경우 손상 부위가 작을 때 조기 발견되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어 통증과 흉터는 줄이고 회복은 빠르게 할 수 있다.
수술 이후에는 어깨 보조기 착용과 함께 재활운동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재파열을 방지하고 어깨 관절의 경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운동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속 관리도 필수다. 어깨의 과사용을 피하고, 평소에는 스트레칭과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어깨 통증이 느껴질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진혁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통증으로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며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강도의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통해 평소 어깨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전근개파열은 더 이상 노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다. 운동을 즐기는 청년부터 반복적으로 팔을 사용하는 직장인, 노년층까지 누구나 주의해야 할 질환인 만큼, 정확한 진단과 예방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