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한·김창희 교수 / 건국대병원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이동한 교수와 김창희 교수가 지난달 1일 열린 ‘대한평형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하며 국내 평형의학 연구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수상 논문은 ‘메니에르병의 전정 편두통에 선호되는 약과 유병률 : 한국에서의 다기관 후향적 코호트 연구(Prevalence and preferred medication for vestibular migraine in Menière's disease: a multicenter retrospective cohort study in Korea)’로 메니에르병 환자 중 전정 편두통의 발생률과 약물 선호도를 국내 데이터로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 연구는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내 17개 대학병원의 이비인후과 또는 신경과에서 메니에르병으로 확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전체 메니에르병 환자 중 31.0%는 두통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이 중 11%는 전정 편두통으로 진단되었다. 특히 여성 환자의 유병률은 14.2%로 남성(4.8%)에 비해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메니에르병과 전정 편두통의 동반 가능성이 단순한 예외적 사례가 아닌, 임상적으로 주목해야 할 현상임을 국내 최초로 체계적 데이터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치료 약물 선호도에 대한 분석도 눈에 띈다. 연구팀은 급성 현기증에 대해 벤조디아제핀, 항히스타민제, 항구토제가 주로 사용됐으며 급성 두통 조절을 위해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트립탄 계열 약물이 선호된다고 밝혔다.

또한, 두통 예방 목적에는 토피라메이트, 프로프라놀롤, 칼슘 채널 차단제 등이 주로 사용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한편 이날 학회에서는 2025년도 기획연구 과제 선정 발표도 함께 진행되었으며, 김창희 교수가 연구 수행자로 최종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향후 국내 평형의학 연구에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희 교수는 “이번 기획연구 과제에 선정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연구를 통해 어지럼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진단법이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평형의학 분야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도록 학문적, 임상적 탐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한 교수와 김창희 교수의 이번 성과는 국내 이비인후과 및 평형의학계에 중요한 학술적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 중심의 실제 임상 치료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